
4월 혁명 50주년을 맞은 19일 낮, 서울 수유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민족민주운동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합동 참배식에서 정동익 상임의장은 참가자들을 대표해서 낭독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상임의장은 "총체적인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선 국민들이 다시 4월 혁명 정신으로 투쟁에 나서는 길밖에 없다"며 "반민주 반통일 세력이 제아무리 언론을 장악하고 공안탄압을 자행하더라도 우리 민중이 이룩한 승리의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역사는 국민을 억압하는 독재정권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50년 전 민주제단에 산화해간 4월 영령들에 부끄럽지 않게 미완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연대하고 투쟁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참배식을 찾은 단체 대표자 및 회원 150여 명은 이명박 정부가 반민주, 반통일, 반민중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역사를 역행하고 있다는 우려를 넘어서, 특히 반세기 동안 지속됐던 4월 혁명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도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했다.
합동참배식 사회를 맡은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은 4월 혁명의 역사적 의미와 계승 정신을 통해 나타났던 지난 시기의 민주운동을 열거하다가 "그러나 이승만과 한통속이나 다름없는 반민족.반통일.친일.친미 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4월 혁명 50년이 지난 지금 비상한 시국을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민주정부가 10년이나 이 나라를 책임졌지만,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4.19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민주정부 10년, 민주주의가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채 억압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6.2선거혁명을 통해 민주.민생.통일을 살려야 할 때"
단체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6.2지방선거에 총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모든 것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쌓여 있어서 그 어떤 것도 죽은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역사는 땅속에서 끊임없이 활동하면서 활화산처럼 터져 나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갔다. 바로 4.19가 그렇고, 5.18, 6.10항쟁, 촛불항쟁, 추모항쟁이 그랬다"며 "지금 6.2선거혁명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4.19혁명이 이승만 정권의 독재정권을 종식시켰듯이 이제 우리는 6.2선거혁명을 통해 자본 독재를 심판하고 민주.민생.통일을 살려야 할 때가 됐다"며 "이와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4.19 영령의 뜻을 기리고 다시 부활하게 하는 역사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회찬 대표는 "우리는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기 위한 민주주의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인 민주주의까지 원하고 있다. 21세기 민주주의 과제는 단순히 무엇을 해보자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틀로 민주진보세력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보진영의 단결과 연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참배식에는 사월혁명회 회원들을 비롯해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길.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이수호 최고위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박중기 추모연대 의장, 배종렬 평통사 공동대표,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일본 한통련, 신병 안전 문제로 불참
한편, 이날 합동 참배식에 일본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대표단은 신병 안전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한통련은 일본 한청 활동가 3명을 대표단으로 보낼 예정이었으나 한청의 지방간부가 일본 나고야 영사관측으로부터 방한시 조사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 들었고, 내부 회의를 통해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한통련은 항의문과 합동참배식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4.19합동참배식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손형근 한통련 의장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해 조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