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3)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맥문동. [사진-정관호]
맥문동
바라는 것이 많지 않아서인가 나서는 것이 주저로워서인가 좋은 자리는 다 내주고 그늘받이로 들어선 풀
어느덧 그것이 천성이 되어 점잖게 휘어 뻗은 잎새에 은근한 연자주 이삭꽃이 청빈한 선비 풍모를 닮아간다
웬만한 화초들은 견디지 못하는 큰나무 그늘 얼룩땅에서도 좋이 다듬어진 자태로 영롱한 열매를 맺으니 놀랍도다
뭇 야생초 가운데 자리다툼을 아니하면서도 그 앞을 함부로 못 지나게 하는 경외로운 겸손 맥문동.
▲ 맥문동, 꽃. [사진-정관호]
▲ 맥문동, 열매. [사진-정관호]
▲ 개맥문동. [사진-정관호]
▲ 개맥문동, 열매. [사진-정관호]
도움말
맥문동은 숲속 그늘진 데서 자라는 늘푸른여러해살이풀(常綠多年草)이다. 긴 잎이 무더기로 나고, 그 사이에서 꽃대가 솟아 7~8월에 자주색 이삭꽃을 피운다. 10~11월에 걸쳐 물렁열매(漿果)가 까맣게 익었다가 스스로 터진다. 요즘은 공원이나 녹지에 많이 식재되고 있다. 뿌리(塊根)는 약에 쓰고, 동생 뻘인 개맥문동은 키도 작고 꽃 색깔도 좀 연하다.
저는 실수할까봐 글을 잘 못쓰는 사람입니다. 지난주에 마침표를 '쉼표'로 이번주에는 '시귓가'를 정정하시지 않으시는군요. 하하~ 만약 저라면 벌써 정정하거나 삭제를 했을 것같은데 말입니다. 사람은 그런 당당함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큰 배움을 얻었어요. 저도 당당해지는 데에 이제 게으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실수 앞에서도 말입니다. 내내 건강을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