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통일로, 세계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남도 북도 없고 오직 `하나의 코리아`만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올림픽 참가 사상 처음으로 남과 북이 개막식에 동시입장한 2000시드니 여름철 올림픽이 15일 개막식을 갖고 16일간의 열띤 경기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5시)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홈부시만에 있는 올림픽파크 주경기장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남북한과 개최국 호주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 199개국과 동티모르 등 200개 나라 1만66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새천년 첫 올림픽의 시작을 알렸다.

역사적인 올림픽 개막식 동시입장을 실현한 남북선수단은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과 귀빈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97번째로 입장했다.

한민족 민요 아리랑이 배경음으로 흐르는 가운데 진한 푸른색 재킷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180명의 남북선수단은 흰색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맞든 박정철(북한)-정은순(한국) 두 기수를 앞세워 맞잡은 손을 흔들며 당당히 스타디움을 행진했다.

남쪽의 김운용, 북쪽의 장웅 국제올림픽 위원과 이상철·윤성범 남북 선수단 단장 등도 함께 손을 잡고 선수단 행진을 이끌어 올림픽 이념을 통한 남북의 화해와 단합을 세계에 알렸다.

남북선수단이 행진하는 동안 11만8천여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과 열렬한 박수로 남북선수단의 동시입장을 환영했으며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 위원장, 윌리엄 딘 호주 총독, 마이클 나이트 대회조직위원장 등 귀빈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로 남북선수단을 맞이했다. 관중석의 호주동포와 한국관중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역사적인 남북동시입장을 기뻐했다.

이날 개막식은 예술공연에 이어 선수단 입장과 개회 선언, 개회사, 환영사 그리고 올림픽기 입장과 선수·심판 선서, 성화 점화 등의 순으로 4시간여 동안 성대하고 화려하게 진행됐다.

한편 올림픽 경기는 16일 오전 세실파크 국제사격장에서 열리는 여자 공기소총 종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들어간다.

24개 종목에 선수 284명, 임원 114명 등 총 398명의 선수단을 참가시킨 한국은 28개 종목 300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한민족 전통무예 태권도를 비롯해 양궁과 레슬링, 유도 등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5회 연속 올림픽 종합메달순위 10위안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16일 여자 공기소총에 출전하는 강초현(18·유성여고) 최대영(18·창원시청)에게 이번 대회 첫 금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9개 종목 31명의 선수를 내보낸 북한은 여자 유도의 계순희, 역도의 리성희, 체조 배길수 등이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합 20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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