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이네집’이라는 인터넷 필명으로 활동해온 인터넷 논객 양현구(46)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부(부장판사 박형준)는 26일 징역1년 6월에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하고 집행유예 3년으로 양씨를 석방했다.

양 씨는 한반도 정세와 북한 문제 등을 다룬 2천여 건의 글을 인터넷에 게재해 지난 5월 12일 경남경찰청 보안2계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가택수색 후 체포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이적표현물 관련 혐의 중 북한 원전 4종에 대한 이적표현물 소지와 북한 원전 및 재미친북학자들의 이적표현물 반포(20건), 그리고 이적표현물 제작.반포(6건)의 혐의를 각각 인정해 이처럼 선고했다.

그러나 이적표현물 반포 또는 제작반포 혐의가 적용됐던 총 28건의 글 중 2건의 글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했고, 국가보안법 제5조 자진지원.금품수수(허위사실 날조.유포) 혐의를 적용했던 3건의 게시물 △미국의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개입 △독도괴담 △신 한일합방 구상 등에 대해 역시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북한 원전인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김일성 어록’ △‘력사의 고발-6.25 조선전쟁과 3차 세계대전 음모이야기’ △월간 ‘통일여명’ 등을 양씨가 소지했다며 “피고인의 북한에 대한 찬양의식과 여타의 글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표현물들의 작성 동기, 북한 원전 등의 소지 경위, 각 표현물의 논조와 인용 근거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양씨의 글이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면서, 자칫 수많은 인명의 살상과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체제의 근간을 파괴할 위험이 큰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피고인이 위와 같은 글을 게시한 블로그 등의 방문자가 많고,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조회수가 많은 점”을 들어 북한 원전 및 재미친북학자들의 이적표현물 반포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씨가 작성.게시한 글들에 대해 “게시물 중 피고인이 북한의 ‘로동신문’ 기사를 그대로 전재한 뒤 피고인이 이를 찬동하는 내용을 담은 글은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 주체사상, 선군정치를 찬양하고, 핵보유를 통한 민족자주정책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고”있으며, “피고인이 북한의 핵실험 성공 이후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은 고려하지 아니한 채 북한의 핵보유를 무비판적으로 옹호하거나 북한의 주장을 찬동하는 내용을 담고”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건의 무죄 판결한 게시물에 대해서는 “그 전체적인 내용은 북한의 주체사상 아래에서 ‘수령’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는 것에 주안점이 있다는 점”과 “위 게시글을 통하여 피고인이 표현하고자 하였던 주된 취지는 정치적 자주의 달성을 위해 네티즌들이 자본과 권력, 정보면에서 협조해 달라는 것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재판부가 허위사실 날조.유포로 국가보안법 제5조 자진지원.금품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결한 데 대해 “국가보안법 해석․적용의 기본 원칙에 비추어 이를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해 나름의 엄격한 법해석과 적용을 보여줬다.

집행유예로 풀려나 대전 자택으로 돌아온 양현구씨는 28일 <통일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선고 내용이 불확실하고 법적용 요건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항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씨는 28일 그가 주로 글을 올렸던 ‘서프라이즈’에 ‘이제 낯이 익은 동시대에게’라는 제목의 첫 글을 올려 출옥 사실을 알리고 “천부경을 과학적으로 실생활에 구현하는 작업”으로 명명한 ‘민족주의 정당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주체사상은 왼쪽다리, 남쪽 민족주의는 오른쪽다리”
<인터뷰> 국보법 처벌받은 인터넷 논객 양현구씨



□ 통일뉴스 :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나?

■ 양현구 : 선고 내용이 좀 불확실하고 법적용 요건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 재판부는 북한원전 소지죄를 적용했는데.

■ 원전은 다른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다운받아서 파일 형태로 임시로 보관하고 있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파일을 출력해서 복사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소지한 서적은 문제된 것이 하나도 없어서 판결문에서 빠졌다.

□ 북한 원전 및 재미친북학자들의 이적표현물 반포가 유죄 판결이 나왔다.

■ 다른 네티즌이 올린 글을 부분인용하거나 남의 글을 그림 형식으로 배경으로 깔듯이 사용한 것이 있다. 객관성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검사는 내가 그렇게 설명한 것에 대해 이해하더라.

□ 이적표현물 제작.반포 역시 유죄 판결이 나왔는데.

■ 내 글의 내용이 주로 ‘북한을 포용하자. 통일은 북한을 깨부수고 하지는 것 아니라 껴안아야 하고 전쟁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평화통일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일관된 주장이다.

검사와 90시간 가까이 조사받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검사도 글 전체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고 인정했다. 부분부분 떼어내 고의적으로 인용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인데, 전체적으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더라. 이는 검찰도 수긍할 것이다.

재판정에서 판사에게도 내 글은 거미줄망으로 돼 있어서 거미줄 한 선만 떼어서 문제삼아서는 안 되고 2천개 글은 다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 3편의 글에 대해 적용된 ‘자진지원’ 혐의가 무죄로 판결받았다.

■ 그쪽에서도 시비 걸 만한 소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문제를 많이 삼았는데 이것까지 문제삼기는 무리하지 않느냐 판단한 것 같다.

□ 재판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하고 옹호.찬동했다는 대목이 강조됐더라.

■ 고구려와 발해가 무너지고부터 우리민족의 자주권이 많이 약해졌다. 그렇게 천년이 지난 다음에 북핵은 큰 민족적 안보에서 봤을 때 우리민족이 천년 전에 잃어버린 자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국가안보와 민족안보가 갈등을 일으키면 안 된다. 민족안보를 국가안보가 설복시키려하지 말고 국가안보가 민족안보에 져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통일과 민족의 장래가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본다.

□ 재판부는 북한의 주체사상과 체제를 찬양했다고 판단했다.

■ 그것도 토론대상, 논쟁거리였다. 검사나 수사관은 납득했다고 판단한다. 주체사상은 천부경과 우리민족사상의 전통을 이어받은 갈래로 봤다. 우리 남한에도 주체사상과 다른 자체 민족주의가 있다고 본다. 남한의 민족주의도 또 하나의 갈래다.

몸통이 전통민족사상이라고 한다면 주체사상인 왼쪽다리와 남쪽 민족주의 오른쪽다리가 모두 튼튼히 서야 몸이 바르게 선다고 주장을 많이 했다.

체제도 마찬가지다. 포괄적으로 보면 북한 체제를 흡수하거나 임의로 북 체제를 변경할 수 없다고 본다. 그렇게 해야 북한도 우리 체제를 공격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 상호존중의 연방제 기본원리라고 생각한다. 그 원칙을 지켜줘야 대화도 되고 통일로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북 체제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북쪽의 생존 필요에서 나와 60년 이상 지탱해온 북 체제를 동일한 가치로 봐야 한다. 같이 존중해줘야 그들도 우리를 존중해 협력관계가 가능해지고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 ‘미네르바’에 이어 네티즌 논객의 구속으로 충격을 줬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은?

■ 이것은 국가권력의 남용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정운영 방향이 평화통일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 국가보안법을 헌법 상위에 적용하고 있지 않는가?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것 같다.

□ 앞으로 글을 쓰는데 자기검열이나 위축은 없겠나?

■ 없다고 보기 힘들다. 사람이라는 것은 자기 사상의 자유와 순결성을 지키려고 싸워나가는 것이 당연히 자기들 몫이다. 옳다고 생각했으면 옳은 길을 가야한다. 자신도 옳다고 뛰어들지 못하면서 남을 설득하려고 한다면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 추후 법적 대응 계획은?

■ 항소를 할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할 것이다. 2심 재판은 새로운 변호사를 물색해 대응할 것이다. 좋은 변호사를 만나고 싶다.

□ 앞으로 집필 활동은 계속하나?

■ 당연히 집필과 약속한 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모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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