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3)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엉겅퀴. [사진-정관호]
엉겅퀴
이 땅에서 나고 자라면서 엉겅퀴를 못 본 사람이 있을까
여름 한철 뭉게구름을 등지고 자주색 꽃으로 일렁이는 풀
거기에 벌이나 나비가 찾아와 앉았다 날았다 서로 갈마들고
그 아련한 정경에는 어느덧 야릇한 그리움이 겹치는데
소나기라도 한 줄금 퍼부으면 가까운 원두막으로 달려가고
그렇게 떠나보낸 세월이 저만치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다
미끈한 키꺽다리 큰엉겅퀴 이 고장 특산인 바늘엉겅퀴 줄기에 날개 지느러미엉겅퀴 가지가 많이 퍼져 고려엉겅퀴 울릉도에만 난다는 섬엉겅퀴 들
그밖에도 일가붙이가 많아 이런저런 이름의 엉겅퀴들이여!
▲ 큰엉겅퀴. [사진-정관호]
▲ 바늘엉겅퀴. [사진-정관호]
▲ 지느레미엉겅퀴. [사진-정관호]
▲ 고려엉겅퀴. [사진-정관호]
도움말
엉겅퀴는 들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꽤 높이 자라고, 이파리는 깃골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통꽃만으로 된 꽃은 6~8월에 걸쳐 줄기 끝과 갈라진 가지 위쪽에서 자주색, 붉은색, 드물게는 흰색으로 핀다. 엉겅퀴속(屬) 가운데서 꽃이 가장 일찍 피는 종(種)이며, ‘―엉겅퀴’라는 뒷가지를 공유하는 여러 형제 종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