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우리는 당신의 마지막 말씀에서 우리의 길을 찾습니다. 당신의 정신과 가치이고, 당신의 한 평생인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위해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시민추모문화제'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준비해 온 추모사를 담담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정세균 대표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도 "칠천만 겨레가 당신의 뜻, 6.15남북공동선언을 기어코 기어코 이루어낼 것"이라며 "당신의 죽음 앞에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역시 "그 언제 독재가 민주주의를 이긴 적이 있나. 부당한 권력이 국민의 소망과 염원을 영원히 억누른 적이 있나. 한강의 물이 거꾸로 흐른 적이 있나"며 "당신이 꿈꾸었던 가치와 정신들을 우리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이날, 5천여 명의 시민들이 문화제에 참가했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시민들이 촛불로 만든 '민주주의 수호' 글씨.[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민주당과 시민추모위원회가 주최한 문화제에서 각계와 시민 등 5천여 명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받아들이면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했던 고인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청화 스님의 말처럼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가셨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죽은 것은 아니"라는 현실에 직면한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고인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나오자, 담담하게 이겨냈던 슬픔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눈시울이 붉어진 시민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고,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흐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촛불을 만지며 화면을 응시하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진혼무가 선보였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시민들이 고인을 애도하며 풍등을 날려 보내고 있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문화제는 원불교, 불교 종단의 종교의식과 함께 인간문화재 신영희 씨의 판소리 공연, '평화의 나무' 시민합창단과 노래패 '우리나라'.'노래를찾는사람들'의 노래 공연 등 다채로운 추모공연이 펼쳐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장상 최고위원, 한명숙 전 총리 등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했고,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정현백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 이날 서울광장에는 문화제와 함께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서울광장에는 영결식을 앞두고 문화제와는 별도로 분향소를 찾는 수천 명의 시민으로 가득했다.

가족단위의 참가자들부터 아이, 어른 등 조문객들은 긴 행렬 속에서 1시간 가까이 순서를 기다리면서도 헌화와 분향을 마쳤다. 시민들은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진행되는 추모문화제를 지켜봤다.

광장 곳곳에는 50여 동의 천막이 설치됐고,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행사도 진행됐다. 시민추모위가 준비한 통일그림 전시회는 100여 점이 넘는 초등학생들의 작품들이 공개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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