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을 하루 앞둔 22일, 주요국 조문사절이 대거 방한할 예정이다. 면면을 보면, 각국의 '햇볕정책(대북 화해협력정책)' 지지자들이 총출동한 모양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국측 조문사절이 22일 오후 군용기 편으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롤드 고 국무부 법률고문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짐 리치 전 하원 국제관계위 아태소위원장, 도널드 그레그, 제임스 레이니,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대사 등이 동행한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기 미국 외교의 수장(1997~2001)으로서,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국민의 정부'와 보조를 맞춰 '대북 포용정책'을 펼쳤다. 특히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회고록에서 김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주한미국대사로 근무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지지를 보냈던 인물이다. 올해 3월 방한시 김 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5월에는 직접 만나기도 했다. 웬디 셔먼 전 조정관은 조명록 북 차수가 방미시 그 상대역이었으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자문역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별도의 추모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후 4시50분께에는 탕자쉬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인솔하는 중국 조문사절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 등 11명으로 구성됐으며, 중국이 본국에서 직접 고위급 조문단을 한국에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시에는 청융화 주한대사를 보냈다.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은 1998~2003년까지 외교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국민의 정부' 시기 '한.중 밀월 관계'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19일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8일 후진타오 주석이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조전을 보냈으며, 장쩌민 전 주석도 19일 별도의 조전을 보냈다. 시진핑 국가부주석 등도 조전을 보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는 등 중국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최대의 예우를 갖추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국 지도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오후 6시55분께에는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이 이끄는 일본측 조문사절단이 방한한다. 고노 전 의장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당시 구명운동을 전개하며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으며,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시에는 외상 자격으로 방한했다. 1998년 한.일파트너쉽 선언의 산파역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아소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나카소네 전 총리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앞으로 조전을 보냈다. 차기 일본 내각의 총리로 유력한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도 이날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조전을 보냈다.
이밖에 캐나다, 캄보디아, 동티모르의 조문사절들이 22일 오후에, 호주 조문단은 23일 새벽에 도착할 예정이다. 영국도 앤드류 아도니스 교통부 장관이 인솔하는 조문사절을 보낸다고 밝혔으나, 도착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번 김 전 대통령 국장에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강을 비롯해 영국,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모두 11개국이 조문사절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