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측의 첫 고위급 인사 방문.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 가는 길에 만들어 준 남북의 만남에 시민 방문객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반가운 심정을 나타냈다.
21일 오후 3시 53분, 김포공항에서 북측 조문단을 태운 채 서울 여의도 국회로 곧장 달려온 에쿠스 승용차가 국회의사당 본관 앞 빈소 진입로에 도착했다.
먼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보낸 화환이 차에서 먼저 내렸다. 화환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일'이라고 쓰여 있었다.
뒤이어 차에서 내린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박계동 사무총장, 황희철 법무차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민주당 박지원, 송영길 의원 한나라당 박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제일 먼저 황희철 법무부 차관이 인사를 하자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남측 인사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짤막하게 응대하는 김 비서는 온화하고 웃음띈 얼굴이었다. 그가 인사를 나누는 동안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에게도 지인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한 인사가 "(김정일) 위원장님 건강하십니까"라고 묻자, 원 실장은 "잘 계십니다"라고 답했다.
4시 5분 경 북측 조문단이 직접 김 위원장의 화환을 진정하고 김 전 대통령의 영전 앞에 도열했다. 북측 조문단장인 김기남 비서가 대표로 분향을 한 뒤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김 대통령께서는 돌아가시면서도 남북대화 재개를 희망하셨다"고 말했고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시 북측이 조선중앙통신으로 조의를 표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도 2005년 6.15축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회고 하며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의 손녀딸을 소개하자 김 비서는 온화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이 국회 분향소를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시민추모객의 박수는 끊이질 않았다. 조문객 쪽에서 "기남이 형 힘내세요"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김기남 비서는 조문 뒤 방명록에 "정의와 량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라고 썼다.
한편, 이날 국회분향소에는 국회 사무처를 비롯해 경찰, 국정원까지 나서 삼엄한 경비를 섰으며, 기자들마저 취재를 저지당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치관.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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