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특사 조의방문단' 단장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고인의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고 21일 밝혔다.
21일 오후 국회 분향소를 조문한 뒤 국회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인사들과 가진 환담에서 김기남 비서는 이같이 밝히며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비서는 이날 환담에서 남북화해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인의 조의 표시 기회에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고인이 염원하고 노력하셨던 의도를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8.15축전을 계기로 남측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4년 만에 국회 의사당에서 환대를 받았다"면서 "그 때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며 남북관계가 악화된 현 상황에 대해 우회적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을 건네자, 김 비서는 "그렇다고 본다. 의장 선생을 비롯해 노력을 많이 하셔야겠다"고 당부 했다.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당측 인사도 북측 특사 조문단에게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번 기회가 남북관계 돌파구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현정은 회장이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좋은 타결을 지은 것도 남북관계 장래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해 직항로를 통해 서울을 방문한 경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김 의장이 "나도 직항로 타고 평양 한번 가고 싶다"고 말하자, 김 비서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진 한나라당 의원도 "여야를 초월해서 남북관계와 대화의 발전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특사 조문을 진심으로 감사하고 환영한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난 10년 상황들이 진전돼야지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번 계기로 남북대화 물꼬가 터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당국도 북측도 그런 점을 감안해서 해달라. 민족의 먼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환담 자리에는 북측 조문단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한나라당 박진 의원, 민주당 정세균 대표, 추미애, 박지원, 문희상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홍양호 통일부 차관 등이 동석했다.
<국회의장실 환담록>
2009.8.21 16:20경
- 김형오 : 오시는데 날씨도 괜찮았고... = 김기남 : 오늘 날씨가 좋다. 좀 덥기는 하지만
- 김형오 : 국회광장이 넓은데도 조문객이 많아 비좁다. 오시는데 불편한 점 없었나. = 김기남 : 환대해줘서 고맙다.
- 김형오 : 차 드시죠. 내일까지 여러 가지 둘러보시기 바란다. 이번 기회가 남북관계 돌파구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정은 회장이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좋은 타결을 지은 것도 남북관계 장래를 위해 좋은 일이었다. 연안호 내려오지 못한 어부들 김정일 위원장이 좋은 지시했다고 들었는데, 돌아오길 희망한다. 계시는 동안 만나뵐 사람 만나고 편하게 보내시라
= 김기남 :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고인의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 저희도 노력하겠다.
- 김형오 : 참석자 소개 (정세균, 추미애, 홍양호, 정세현, 이미경, 박진, 문희상, 박지원) 귀빈을 위해 맛있는 차를 준비했다. 목 좀 축이시라
- 정세균 : 특사 조문 진심으로 감사하고 환영한다. 정부 여당에서도 여러 번 남북대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10년 상황들이 전진돼야지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번 계기로 남북대화 물꼬가 터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당국도 북측도 그런 걸 감안해서 해달라. 민족의 먼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박진 : 국회를 찾아줘서 감사하다. 조문을 환영한다. 여야를 초월해서 남북관계와 대화의 발전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국회에서 남북관계가 잘 돌아가길 논의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 김기남 : 다 먼길이라 하는데 먼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까운 곳인데.
- 김형오 : 비행기로 얼마나 걸렸나 = 김기남 : 한시간 걸렸다. 바다쪽을 에돌아 오다보니 그렇다. - 김형오 : 나도 직항로 타고 평양 한번 가고 싶다. = 김기남 : 언제든지 환영한다. - 정세현 : 육로로 가면 더 좋죠 - 김형오 : 육로는 몇 시간 걸리나 - 정세현 : 2시간 반 걸린다.
= 김기남 : 고인의 조의 표시 기회에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고인이 염원하고 노력하셨던 의도를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 김형오 : 김 전대통령이 떠난 자리가 크고 휑하다.
16:28분 기념사진 촬영 (김형오-김기남, 이어 다같이)
= 김기남 : 4년 전에 국회에서, 4년 만에 의사당에서 환대받았다. 8.15때 였다. 그때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
- 김형오 : 분위기를 김 전대통령 서거 계기로... = 김기남 : 그렇다고 본다. 의장 선생을 비롯해 노력 많이 하셔야겠다. = 김기남 : (정세균에게) 자주 뵙고 좋은 얘기 많이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