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북측 조문단이 탄 차량이 국회에 모습을 보이자 박수를 치고, '우리의 소원' 노래를 부르며 환영했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국회 본청 주변에서 '우리의 소원' 노래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눈물을 쏟는 이들도 있었고, 준비해 온 한반도기를 흔드는 노파도 보였다. 목이 메인지 연방 목청을 가다듬으면서도 "통일"을 연호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21일 오후 4시 4분께, 국회 본청으로 연결된 오른편 비탈길에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6명의 북측 조문단이 탄 차량이 나타났을 때의 풍경이었다.

본청 1층 오른편 잔디밭과 인도 일대에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200여 명의 시민들은 북측 조문단이 차량에서 내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다.

박수 소리는 곧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로 바뀌었고, 끝내는 "통일"이라는 염원으로 모였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 김정일'이라는 문구가 적힌 큰 조화가 한 눈에 들어오자, 시민들은 북측 조문단의 방문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50대 한 여성은 "'김정일'이라는 큰 글자가 눈에 들어오자 눈물이 펑펑 쏟아지더라"며 "북쪽에서 동포가 왔다는 생각에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과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시민들은 먼발치에서 조문객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김 아무개(70) 씨는 "반갑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며 "우리 동포니까 아주 반갑고 또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 북측 조문단이 탄 차량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옆에 있던 친구 이진호(70) 씨도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대로 답방했으면 김대중 대통령이 더 오래 사셨을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때 우리가 북한을 도운 것뿐만 아니라 북한도 우리를 도운 것이다. 남북화해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60대 서 아무개 씨는 "너무 속상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 모습을 보았어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담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6.15, 10.4선언을 이행하는 통 큰 정치를 해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마지막 가시는 날까지 조국의 미래를 열어주시고 가셨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진관 스님도 "북측 조문단으로 인해 단절됐던 대화를 다시 여는 계기가 되고 이 정부가 그동안 민족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남북 대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조문단에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오후 4시 35분께 국회 본청 1층에서 준비된 차량을 타고 빠져나가는 북측 조문단에게 시민들은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3대의 차량은 경찰의 경계와 경호원들의 보호 속에서 안전하게 국회 밖으로 빠져나갔고, 차량 창문이 열리지는 않았다.

‘1’라고 적힌 차량 앞좌석에 탄 이는 차 안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고, ‘2’라고 표시된 차량 앞좌석에 탄 사람은 소형 디지털 카메라로 환호하는 시민들을 촬영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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