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한.미.일 지식인 100인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측 조문단의 파견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고자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한.미.일 지식인 100인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 전 장관은 <통일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북측에서 보낼 수 있는 최고위층 조문사절이 1박2일까지 머문다고 했을 때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김대중평화센터'로 보낸 통지문에서 '특사 조의방문단'이라고 명시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이 조문단에 '특사'라는 용어를 사용한 의미에 대해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보냈고, 남측 당국과 만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측 조문단 파견을 계기로 남북 당국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성사될 지는 내가 아직 모르겠지만 정부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왜 활용하지 않겠나"라면서 "우리 정부가 잘 활용해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나가는 좋은 계기로 삼아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직 할 일 많이 남아 있는데... 너무 일찍 가셔서 서글프기 한이 없다."

임동원 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직 시절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 등을 맡는 등 남북관계에서 김 전 대통령의 큰 신임을 받아왔다.

▲ 2004년 6.15공동선언 발표 4주년 기념 행사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들어오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자료사진-통일뉴스]
임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민족을 위해서 좀 더 많은 일을 하고 가셨으면 좋을 텐데, 너무나 일찍 가셔서 아쉽고 서글프기 한이 없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화해.협력, 평화.통일을 위해 전 생애를 바치신 우리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짧게 평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 6.15 9주년 행사 마지막 공식 연설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라고 밝힌 것에 대해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발전은 고인의 유지"라면서 "이를 위해 고민하고 그 유지를 받들어서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모두가 떨쳐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도 하에서도 6.15공동선언 정신이 이어져야 한다면서 "그래야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6일간 국장으로 결정된 데에 대해서는 "국장으로 된 것은 유족측과 협의하면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DJ 끝내 연설하지 못한 마지막 원고 "미국의 역사적 책무 촉구한 것"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인 7월 12일 밤 9시 김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회상했다.

"그 다음 다음날 유럽 상공회의소 모임에서 강연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를 탈고 했으니 검토해봐 달라고 했어요. 목소리가 좋지 않아서 건강이 좋지 않구나 하는 느낌을 받고, 건강에 유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결국 그 강연을 하지 못하고 그냥 마지막 유고가 된 셈이지요."

14일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초청연설 원고의 제목은 '9.19로 돌아가자'로 되어 있다. 임 전 장관은 "이 강연문에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해한 마지막 연설원고의 내용은 이렇다.

"'오바마 대통령께서는 변화를 외치고 당선했고, 당선 후에 외교 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도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켜 주길 바란다'라는 요지의 내용입니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깊이 개입해왔고, 상당한 책임을 가진 나라로서 이제 60여년 지속된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는 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 것입니다. 미국의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신 겁니다."

▲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통일뉴스 : 김 전 대통령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보셨는데, 서거에 대한 소회나 생각은?

■ 임동원 전 장관 : 김 대통령님께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화해.협력, 평화.통일을 위해 전 생애를 바치신 우리민족의 위대한 지도자이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데 민족을 위해서 좀 더 많은 일을 하고 가셨으면 좋은데, 너무나 일찍 가셔서 아쉽고 서글프기 한이 없다.

□ 북측 고위급 조문단이 1박 2일 일정으로 온다는데 어떻게 보나?

■ 북측에서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고위층 조문사절이라고 본다. 1박 2일까지 머문다고 할 때에는 남북관계 개선하는데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 특사 조문단에서 '특사'라는 용어는 어떤 뜻이라고 보나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보냈고, 남측 당국과 만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북측 조문단장 김기남 비서는 잘 아나?

■ 그렇다.

□ 북측 조문단과 남측 정부 당국과의 면담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그렇게 돼야 될 것이다. 가능성이 있다 없다라는 것은 아직 모르겠지만 정부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왜 활용 안 하겠나? 활용해야 할 것이다.

□ 생전에 피맺힌 심정으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며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문제를 거론했는데,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길은 무엇인가?

■ 그렇다.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발전은 고인의 유지인데, 이를 위해 고민하고 그의 유지를 받들어서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남북관계 발전시키는데 모두가 떨쳐나서야 할 것이다.

□ 장례가 국장으로 결정됐지만 6일장 일요일로 됐고, 장의위원장도 국무총리 한 사람으로 결정됐는데 아쉬움은 없나?

■ 국장으로 됐으니까 잘 됐다고 본다. 여러 가지를 유족측과 협의하면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잘 됐다고 생각한다.

□ 6.15 공동선언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이어져야 한다고 보나?

■ 그래야 한다. 그래야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일 지식인 100인 공동성명 기자회견 모두발언>

김대중 대통령께서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 밤 9시에 전화가 왔다. 그 다음 다음날 유럽 상공회의소 모임에서 강연을 하게 되어 있었다. “원고 탈고 했으니 검토해봐 달라”고 했다. ‘목소리가 좋지 않아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구나’라는 느낌을 받고, “건강 유의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 말을 했다. 결국 그 강연 하지 못하고 마지막 유고가 된 셈이 됐다.

이 강연문에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께서는 변화를 외치며 당선됐고, 당선 후에도 외교 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 바람을 일으켰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도 큰 변화의 물결 일으켜 주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 깊이 개입해왔고, 상당한 책임 가진 나라로서 이제 60여 년 동안 지속된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 이룩하는 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 것이다. 미국은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님 서거와 관련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조전 보내고, 특사 조문방문단도 보낸다고 있다. ‘특사’라는 말이 붙어 있다. 내일 아마 올 것이다. 구성을 보면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굉장히 높은 분들이다. 북에서 보낼 수 있는 최고위급 인사다. 그 분을 비롯해서 부장급은 아마도 대남관계를 책임지고 있는 분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오늘쯤 발표가 있을 것이다.

고위층 특사 조문 방문단을 보내는데, 그것도 비행기로 당일로 왔다가 갈수 있지만 1박 2일 희망했다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기회를 우리 정부가 잘 활용해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나가는 좋은 계기로 삼아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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