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사람들의 역사관은 6.15 이전과 이후에 뚜렷한 획을 긋고 있다.”

재일 <조선신보>는 19일자 평양발 기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면서 평양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즉, 신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측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조전을 보냈다는 비보에 접한 평양시민들은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저마다 통일의 이정표가 세워진 나날들을 감회깊이 돌이켜보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문은 평양시민들이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한 남측 김대중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했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6.15공동선언에 대해 말할 때면 평양사람들은 반드시 ‘두 수뇌분’이라는 존칭을 썼다면서 “목란관 연회장에서 맞잡은 손을 높이 들고 북남공동의 통일강령이 합의되었음을 선언한 ‘두 수뇌분’의 그 영상은 민족사의 새 장이 열린 순간으로서 지금도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져있다”고 알렸다.

아울러 신문은 작년 이래 남북관계에서는 교착상태가 지속되어 왔다면서 최근 ‘김정일-현정은’ 사이의 ‘8.16접견’ 이후 남북관계의 개선에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을 때에 평양사람들은 비보에 접했다면서 “맞잡은 손을 높이 든 생전의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고 표현했다.

평양시민들이 2000년 6.15선언 합의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손을 잡고 치켜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냉전의 세기, 대결의 시대에는 사람들이 그러한 감정이나 심리적 작용을 경험한 적이 없다”면서 “그것은 확실히 북남수뇌상봉과 6.15공동선언의 채택이 평양민심에 가져다준 변화”라고 밝혔다.

이어 신문은 6.15공동선언 이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 2007년 10.4선언이 채택되었음을 상기시키고는 그 10.4선언에서 “북과 남은 6.15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이행해나가려는 의지를 반영하여 6월 15일을 기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알렸다.

이만큼 평양사람들의 역사관은 6.15 이전과 이후에 뚜렷한 획을 긋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한 어느 평양시민이 “우리는 지금도 6.15시대에 산다”고 말했다면서 이와 같은 평양시민들의 역사관을 뒷받침했다.

신문은 그런데 “작년 이래 북은 이명박 정권의 동족대결정책을 견결히 규탄하여왔다”면서 특히 “북의 군대가 외세의 군사적 대결노선에 추종하는 남조선당국을 ‘역적패당’이라고 부르고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그들이 6.15, 10.4선언과 어긋나는 길을 치닫고 있는데 근본원인이 있다”고 남측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신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남관계의 발전은 어제나 오늘이나 (북측) 사람들의 변함없는 지향”이라면서 “전 대통령의 비보에 접하여 6.15시대의 출발점을 되새긴 평양의 민심은 남쪽을 향해 민족사의 본류에서 벗어난 그릇된 노선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다”고 단호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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