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오후 10시 30분> 현정은 회장, 사흘째 김정일 위원장 면담 못한 듯
- 김 위원장 함흥 현지지도 보도돼.. 현 회장은 평양에 머물러
1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시 소재 김정숙 해군대학을 시찰했다는 오전 보도에 이어 함흥대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했다는 저녁 보도를 연거푸 내놓았다.
북한 보도 관례상 김 위원장의 함흥 현지시찰 일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통상 전날이나 당일 상황을 보도한 전례에 비추어 김 위원장이 12일까지 함흥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방북 일정을 하루 연기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방북 사흘째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못한 채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함흥으로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12일 오후 2,3시 경까지 평양에 머물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고 당시까지 지방 방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날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이며, 현 회장의 방북 마지막 날인 13일 면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만일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13일 오찬이 유력하며, 방북 일정이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현 회장을 맞이하기 위해 13일 개성 남북출입사무소로 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성 방문 계획을 통일부에 신청했다.
현 회장의 방북 일정이 연장된데 이어 김 위원장과의 면담 소식도 들려오지 않자 복잡하게 꼬인 남북관계 탓에 면담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울 만큼 상황이 비관적이라는 관측에서부터 북측이 일정 연장까지를 요청한 것으로 보아 김 위원장의 함흥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늦더라도 면담이 성사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신, 오후 3시 20분> 김 위원장 면담 주목... '조용한 평양'
'유씨 석방'이 가늠자, 통일부 장.차관은 '상황 점검' 회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을 방문한 지 3일째인 12일 오후 현재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첫날 현 회장 일행의 평양 도착 소식을 짤막하게 보도한 이후 '깜깜 무소식'이다. 지난 4-5일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 대한 소식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도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현 회장측이 직접 현대아산으로 '평양에 하루 더 있겠다'고 통보한 것이 북에서 온 유일한 소식이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오전 현 회장 일행의 방북기간 연장을 승인했다"면서 "장.차관님도 외부 일정 없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이 상황과 관련된 점검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상황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현 회장 일행에 대한 소식은 아니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에 위치한 김정숙 해군대학을 시찰했다는 <조선중앙통신> 12일자 보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11일 현지시찰 일정 때문에 면담이 이뤄지지 못하자 다음날인 12일 면담을 갖기 위해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단정 짓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시점을 확실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현지시찰 시점이) 어제인지, 그 전인지 확실치 않다"면서 "이 보도만으로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동선이나 현재 위치와 관련해서 확인해서 말할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136일째 억류되어 있는 개성공단 근로자 '유씨 문제'나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조율할 문제가 남아 있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늦어지고 있지만,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한 만큼 면담 성사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대세다.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유씨의 석방' 여부다. '유씨의 석방' 없이 남측 정부가 남북관계 현안 해결에 나서기를 기대하기 어렵고, '통 큰 결단'을 내릴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나설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현 회장이 평양을 방북하기 전에 남북 당국간 사이에 유씨 문제를 8.15 전에 풀자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석방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유씨가 풀리고 난 다음 김 위원장 면담이 이뤄지거나, 김 위원장 면담 자리에서 유씨 석방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풀릴 것"이라며 "'선 유씨 석방, 후 김정일 위원장 면담'이라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유씨의 혐의에 대해 북한이 정부의 유감 표명 없이 현정은 회장의 '사과'를 받아들일 지 여부와 북한이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재발 방지' 문제 등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어, 낙관만 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억류자 유씨 및 김 위원장 면담과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채 예정된 현 회장의 귀경시간이 다가올 수록 이같은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으로 착각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