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김대중 대통령을 살려주십시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김 전 대통령의 회복을 염원하는 기도회가 이희호 여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오후 4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6층 예배실에서 열렸다.
예배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2남 홍업 씨, 3남 홍걸 씨, 며느리. 손자 등 가족 친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희호 여사는 위아래로 흰색 옷을 차려입고 나와 손님들을 맞았다. 이 여사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50여 분간의 예배를 마친 이들은 이 여사의 손을 잡으며 "힘내시라"고 연신 얘기했고, 이 여사도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 여사는 예배실 앞에서 지인들과 인사를 한 뒤, 두 명의 수행원에게 부축을 받으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여사님께서) 30일째 긴장감과 피로감이 누적돼 있을 것이다. 88세의 연세로 힘들지 않겠나"라며 "오늘 기도회가 힘이 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계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한명숙 전 총리,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전직관리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소속 재야인사들도 예배실을 찾았다.
특히 구순이 넘는 봄길 박용길 장로는 아들 문성근 씨와 함께 병원까지 걸음을 해 이희호 여사와 만났다. 박 장로는 이 여사의 등을 두드리면서 꼭 끌어안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철 세브란스병원장 등 의료진들과 김상근.문대골.이해동 목사 등 종교계,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회원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도 함께 했다.
이해동 목사는 '증언'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삶은 개인적 삶이 아니"라며 "그는 우리 백성, 민족을 위해 살아계셔야 한다.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삶의 지혜, 힘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도회는 김 전 대통령 내외와 친분이 있는 목사들과 세브란스 원목실의 협의 하에서 이뤄진 것으로, 김 전 대통령이 퇴원하기 전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열릴 것이라며 지난 4일 이후 두 번째 기도회라고 최경환 비서관은 전했다.

오는 13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도쿄에서 납치를 당했다가 풀려 돌아온 지 36년째 되는 날로, 최 비서관은 이전의 생환미사 대신 서교동 본당에 있는 주임신부가 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기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