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도 11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회 의장인 도널드 그레그(Donald P. Gregg) 전 주한미국 대사는 11일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신 것이 계기가 되어 북한을 방문하여 여기자 구명에 노력을 보태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날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를 만나 이같이 밝히며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었다.

그는 "1973년 동경 납치 때부터 저의 삶과 대통령님의 삶이 같이 연결되었다"면서 "항상 대통령님의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한 활동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방문에서 여러 용무가 있지만 병원 방문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며 "대통령님과 여사님께서는 동교동 집에서 식사 대접을 해주시고, 저희 부부를 항상 즐겁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는 그레그 전 대사에 "대사님께서는 73년 납치 위기 때 남편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셨고 그 뒤로로 여러 가지 도움을 주셨다. 그래서 남편이 그레그 대사님을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오늘 방문을 아시면 훌훌 털고 일어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1983년 저희 부부가 미국으로 망명할 때 대사님과 대사 부인께서 많은 도움과 격려를 해주셨고 환대해 주신 일들은 저희들에게 깊이 새겨져 있다"며 사의를 표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 여사의 말에 이어 "대통령님께서는 36년 전 8월 8일 납치되시고 사경을 헤매시다가 13일 생환하셔서 여사님 곁으로 돌아오셨다. 지금이 그 납치를 당해 고통을 당하는 시기"라며 "36년 전 13일 여사님에게 걸어오신 것처럼 아마 모레(13일) 다시 기적같이 회복되실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사도 "대사님께서 너무나도 시의적절한 시점에 오셨다"며 "아마 모레 다 같이 축하의 케이크를 자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거듭 밝혔다.

<이희호 여사와 그레그 前 美대사 면담록(전문)>

(2009년 8월 11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 20층 병실)

O 현재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회 의장인 도널드 그레그(Donald P. Gregg) 전 주한미국 대사가 방한 중 세브란스 병원에 들러 이희호 여사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이다.

그레그 대사 - 한국 방문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병원에 들러 여사님을 뵙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나 뵙고 대통령님에 대한 제 마음과 존경심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사님 - 남편이 그레그 대사의 방문 사실을 아시면 크게 기뻐 하실 것입니다.

대사님 - 꼭 많이 기도하고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여사님 - 꼭 그러겠습니다. 오늘 정말 대사님이 오신 것을 들으시면 힘을 크게 내실 것입니다.

대사님 - 허바드(Thomas C. Hubbard) 대사님은 회의 참석하시느라 같이 오시지는 못하셨지만 걱정하는 마음을 저를 통해 전하셨습니다.

여사님 - 돌아가시면 꼭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허버트 대사님께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사님 -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신 것이 계기가 되어 북한을 방문하여 여기자 구명에 노력을 보태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한반도 평화 진전에 큰 역할을 하신 겁니다.

여사님 - 그 내용은 한국 언론에도 보도가 되어서 일반국민들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남편이 위중한 상태입니다만, 신의 은총으로 몇 년 더 사시면서 나라와 민족,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시면 좋겠습니다.

대사님 - 저도 꼭 그러기를 바랍니다. 1973년 동경납치때부터 저의 삶과 대통령님의 삶이 같이 연결되었습니다. 대통령님은 세계 평화를 위해 큰 기여를 하셨고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인정 받으셨습니다. 항상 대통령님의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한 활동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여사님 - 대사님께서는 73년 납치 위기 때 남편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셨고 그 뒤로도 여러 가지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그레그 대사님을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사님을 만나는 것을 항상 큰 기쁨으로 생각하십니다. 오늘 방문을 아시면 훌훌 털고 일어나시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대사님 -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한국 방문에서 여러 용무가 있지만 병원 방문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대통령님과 여사님께서는 동교동 집에서 식사 대접을 해주시고, 저희 부부를 항상 즐겁게 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여사님 -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1983년 저희 부부가 미국으로 망명할 때 대사님과 대사 부인께서 많은 도움과 격려를 해주셨고 환대해 주신 일들은 저희에게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많은 염려와 도움, 생명까지 구해주신 분이라 저희는 대사님을 큰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 - 대통령님께서는 36년전 8월 8일 납치되시고 사경을 해매시다가 13일 생환하셔서 여사님 곁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지금이 그 납치를 당해 고통을 당하는 시기입니다. 36년 전 13일 여사님에게 걸어오신 것처럼 아마 모레(13일) 다시 기적같이 회복되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여사님 - 대사님께서 너무나도 시의적절한 시점에 오셨습니다. 아마 모레 다같이 축하의 케이크를 자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끝

-출처 : 김대중 평화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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