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5일 이집트에서 개막된 제15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군축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주권과 평등에 대한 존중 원칙이 부정되는 곳에서는 대화가 있을 수 없고 협상도 있을 수 없다”며 “(6자)회담은 미국과 그에 순응하는 회담 참가국 중 다수가 이 원칙을 포기했기 때문에 영원히 끝났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사실 김 상임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4월 5일 인공위성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채택하자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겠다”는 북한 외무성 성명의 언명을 재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로써 아쉬움은 남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최종목표로 6년 가까이 진행돼온 6자회담이 완전 사멸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 등이 아직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하고 있으며 또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최근 방한해서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는 완강한 이 한마디 앞에 모두가 부질없어 보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특히 그것이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 전술적인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6자회담은 부시 미 행정부 시기 때의 ‘전술적’ 산물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오마바 행정부는 대북관계에서 ‘전략적’ 틀을 다시 짜야 하지 않을까요? 그에 앞서 상대편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제 6자회담을 자꾸 만지작거리는 것은 흡사 우리 속담대로 ‘죽은 자식 ○○ 만지기’일 뿐입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