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협상 과정의 첫걸음이기 때문에 자주 만나야 될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나온 북한측의 요구가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평이 분분한 가운데, 11일 저녁 서울 세종로 통일부 청사에서 개최한 회담결과 브리핑에서 김영탁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는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일방통보가 아니라 자기들이 볼 때는 이것이 합리적인 데 우리쪽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협의하자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것(토지임대료와 근로자 임금 등)을 현재 '몇 배를 올렸다, 너무 터무니없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임금을 그렇게 올리면 다 나가라는 것 아니냐' 여기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라, 북쪽에서도 개성공단을 정말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는 것을 몇 번 밝히고, 또 북쪽 기조발언문에도 그것이 나와 있"으며 "이것은 계속 협의를 하기 위한 하나의 제시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회담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보면 부드러운 분위기였고 협의를 하기 위한 분위기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北 "유씨,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회담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열렸으며 "최근 정세와 관련된 문제보다는 개성공단 현안에 관한 실무적인 문제 위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리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장기간 억류중인 근로자 문제 △출입.체류 제한조치 철회 등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현안문제와 함께 최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우리 근로자 억류문제와 관련해서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고, 근로자 가족의 깊은 걱정과 우려를 전달했다"면서 "억류 근로자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고, 현재 그의 소재와 건강상태를 알려줄 것을 촉구하고 접견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우리 억류된 근로자가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이렇게 답변을 했다. '이것을 책임있는 답변으로 봐도 좋느냐'는 질문에 (북한측으로부터) '그렇게 봐도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그는 전했다.

'유씨가 최근 평양으로 압송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북측이 소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개성에 있는 것으로 알겠다'는 우리측의 말에 "북측에서 '편리한 대로 해석해도 좋다'는 답변"을 받았고 "그래서 우리는 개성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북측 요구는 초안일 뿐"

북한측은 지난 4월 21일 제기한 대로 변화된 남북관계와 현실조건에 맞게 개성공단 특혜조치들을 재검토, 재협상을 요구하였으며 △토지임대료 △토지사용료 △근로자임금 △세금 등에 대한 요구조건을 제시한 뒤 우선 토지임대료부터 협의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북한측은 1단계 100만평 토지임대료로 5억불, 토지사용료로 평당 5~10불, 근로자 임금 월 300불, 연간 임금 인상률 10~20% 안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북측이 제시한 내용들은 초안에 해당되는 것이고 앞으로 긴 협상과정을 거쳐서 서로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봤다.

후속회담과 관련해서는 양측의 기조발언이 끝나고 얘기가 오가던 중 "(북측이) '일주일 뒤에 보면 어떨까' 해서 (우리도) 하루만에 한두 번에 이루어질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주일 뒤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다음주 19일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회담의 주 의제에 대해, 김 대표는 북한측에서 우선 협의하자고 제안한 토지임대료 외에 우리측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유씨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또한 "북측 기조문에는 6.15와 관련된 직접적인 것은 없었"으나 "다만 6.15에 따라 조성된 개성공단이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 6.15등 각 선언을 잘 지키지 않아서 특혜조치를 철회하겠다"고 한 차례 '6.15'가 언급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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