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3)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함박꽃나무. [사진-정관호]
함박꽃나무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은은히 맡이는 우련한 향기 그래서 본명보다는 산목련이란 별명으로 더 친숙한 나무
형제들을 다 도시로 내보내고 외로움을 벗삼아 홀로 계곡을 지키는 그래서 더 돋보이는 고결한 은둔자
해가 거듭되어 옹이진 가지들 이리저리 뻗고 마디마디 꽃들이 송이로 필 때 그 깨끗함과 너그러움
나라를 대표해서 올림픽 광장에까지 나아갈 만큼* 우리 애정을 듬뿍 안고 멋과 향으로 더욱 빛날 겨레의 나무.
* 황영조가 마라톤에서 우승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로 뽑혀 그곳 올림픽 공원에 심긴 바 있다.
▲ 함박꽃나무, 반개한 꽃. [사진-정관호]
▲ 함박꽃나무, 활짝 핀 꽃. [사진-정관호]
도움말
함박꽃나무는 깊은 산 골짜기에서 자라는 갈잎중간키나무(落葉小喬木)로 이 땅 특산종이다. 줄기는 밑에서 갈라져 여러 가닥을 이루며, 오뉴월에 흰 꽃이 밑을 향해 핀다. 꽃받침과 꽃잎의 구별이 없고, 붉은 수술에 노란 화심이 어울려 우아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꽃철이 비교적 길고 향기가 짙다. 북한에서는 ‘목란(木蘭)’이라 불리며 나라꽃으로 기림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