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회의는 이날 낮 12시 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대한문 앞에 설치하려는 분향소 천막을 폭력으로 훼손하고 빼앗았으며, 항의하는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내고, 험악하게 협박했다"고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경찰은 서울 시청광장을 30여 대 경찰버스를 동원해 '원천봉쇄' 했고,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서울특별시의회까지의 세종로 역시 30여 대를 늘어뜨려 막아 놨다. 이밖에 태평로 쪽에도 십여 대의 경찰차량과 살수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다.

이어 "드넓은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차단하고, 대한문 앞 분향소마저 경찰병력으로 틀어막고, 참여하는 시민을 죄인 취급하는 것은 명백한 추모방해이며, 고인에 대한 가장 극단적인 결례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저희는 아이들에게 슬픔도 같이 슬퍼하고, 기쁜 일도 같이 기뻐하면서 더불어 살라고 교육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함께 슬퍼할 권리마저 앗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권 아무개(49, 회사원) 씨는 "인간적이지 못 하다. 막으면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이날도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낮 12시가 넘자 점심시간을 이용해 분향소를 찾은 '넥타이 부대' 등 수 천명의 발길이 덕수궁 좌우 돌담길을 휘감았다.
분향소에는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 정범구 대외협력위원장 등이 상주 역할을 했고, 찌는 듯한 무더위 아래 추모 행렬 속에선 아직까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믿기지 않는 듯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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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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