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9.22 화 09:50
홈 > 오피니언 > 기자의눈
"이거 영화 찍는 거야?" 21세기 판 '화려한 휴가"<취재수첩> 촛불 1주년, 계엄령 방불케 한 명동 일대
박현범 기자  |  cooldog893@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09.05.03  01:05:08
페이스북 트위터

   
▲ 2일 밤 10시 10분께 '토끼몰이'식 진압을 시작한 경찰은 서울 명동 일대를 샅샅히 뒤지며 두 차례에 걸쳐 '싹쓸이 연행'을 감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지금 영화 찍는 거야?"

명동을 지나가던 한 시민의 말이다. 촛불 1주년을 맞은 2일 서울역과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위를 벌인 '촛불시민'들이 마지막으로 모인 명동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담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후속작을 찍는 듯 했다.

촛불 1주년을 맞은 2일 토요일 밤, '젊음과 패션의 거리' 명동을 지나던 시민들은 '어리둥절' 영문도 모른 채 도망쳤다. 10시 10분께 '토끼몰이'식 진압을 시작한 경찰은 명동 일대를 샅샅히 뒤지며 두 차례에 걸쳐 '싹쓸이 연행'을 감행했다.

명동에서 집회를 벌이던 시위대는 초반 '토끼몰이 진압'에 대부분 흩어진 상태였고, 명동을 가득 메운 일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었다. 10여 명도 채 안 되는 일부 시위대의 '투석전'에 흥분해 전투경찰 부대가 일반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 넣은 '무리한 작전'이었다.

한국으로 관광을 온 외국인들도 "지금 영화 찍는 거냐?"고 물을 정도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긴박한 상황에 시민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한 20대 여성은 경찰병력이 진압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달려오자 동행한 친구에게 "저쪽으로 피하자"고 했고, 그 친구는 "왜? 전경이 오면 피해야 해?"라고 되물었다.

   
▲ 명동 일대 곳곳에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라며 영문도 모른 채 공포에 휩싸인 일반시민들이 몸을 피하고 있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2009년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경찰의 이날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계엄 상황을 방불케 한 경찰병력의 모습에 건물 구석으로 몰린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경찰은 시위대와 시민을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연행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던 한 남자는 기자들의 해명으로 풀려났고, 그의 여자친구는 입을 가린 채 울먹였다.

상식 밖의 '싹쓸이 연행작전'에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신 '로이터'의 이재원 사진기자는 신문사명이 적힌 헬멧과 기자완장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졸린 채 수 십 미터 끌려갔다. 

'촛불 1주년' 서울 명동은 작전명 '화려가 휴가'가 펼쳐지던 1980년으로 회귀했다.

   
▲로이터통신 이재원 기자가 기자신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강제연행하며 얼굴을 향해 최루액을 뿌리고 있다. 이재원 기자는 '로이터'라고 적힌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최윤석 기자]

   
▲외신 '로이터'의 이재원 기자는 신문사명이 적힌 헬멧과 기자완장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졸린 채 수 십 미터 끌려갔다.이에 항의하는 취재 기자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관련기사]

박현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