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1주년 문화제에서 청소년들이 '일제고사 반대' 집회를 가졌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지난해 정국을 달궜던 촛불이 켜진 지 1년이 되는 2일 오후 2시, 촛불의 시발점이 된 청소년들이 또다시 서울 청계광장에 모였다.

'촛불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각계 단체들이 청계광장에서 '마당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외치겠다고 집회를 개최한 것.

이날 대학로, 서울역 집회와는 다르게 청계광장은 경찰이 집회 신고를 유일하게 받아들인 곳이다. 하지만 청소년 50여명이 피켓을 들고 자리를 마련하자 경찰병력 100여명이 갑자기 이들을 둘러쌌다.

10여분간 실랑이 끝에 경찰이 일단 몇 미터 물러나긴 했지만, 이날 청계광장 문화제는 경찰과 경찰버스에 둘러싸인 채 진행됐다.

'막장교육, 막장일제고사 중단'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전경 앞에선 '난다'(19) 양은 "어이 없다. 1년동안 달라진 게 없다"며 혀를 찼다.

그동안 촛불집회가 주춤하는 사이 청소년들은 '촛불의 씨앗' 역할을 했던 만큼 청소년 단체, 인터넷 카페 등으로 퍼져나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마련된 이날 집회에는 울산, 광주, 전주 등 전국 방방곡곡의 중.고등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자신을 '꽥신내'(19)라고 밝힌 한 청소년은 "이틀만에 준비한 집회다. 촛불 1주년인데 청소년들 집회가 왜 안 열리나 싶어서 하나 만들자고 문자를 돌렸다"면서 "인터넷 카페 쭉방에서도 홍보했는데 그쪽에 친구들도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 '경찰 장벽'에 둘러싸인 청소년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이들은 스스로 집회 사회도 보고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오재호(15) 군은 "잘못된 교육을 꼬집고, 주인되게 해달라는 우리의 주장을 어른들은 반항으로 보고 있다"고 불만을 내보였다. 최신호(19) 군은 "이명박 정부는 촛불의 중심에 있는 청소년들이 다시 한번 앞장서서 투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끄러워서 자유발언에 나서지 못하는 청소년을 위해 즉석에서 '문자발언'을 받기도 했다. 10분만에 100여통의 문자로 수신함이 꽉찼다. 아프리카 생중계를 보면서 문자를 보낸 한 청소년은 '전경 꺼져. 이명박 꺼져'라고 보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의 자살은 타살이다. 이런 것도 교육이냐. 이따위 교육 집어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쳤다.

한편, 이날 '촛불1주년 문화제'에는 '촛불 사진전', '촛불 돌잔치'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촛불 강연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 '촛불돌찬치'. 촛불소녀가 이명박 대통령을 '응징'하는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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