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위성은 곧 발사하게 된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오후 4시까지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실은 운반로켓 '은하-2호'를 4~8일 오전 11시~오후 4시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발사 예고까지 공표한 상황에서 이날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자 하루 더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발사 지연이 동해상의 ‘강풍’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측의 기류를 전하는 재일 <조선신보>가 이날 오전 11시경 “‘광명성 2호’의 성공적 발사”를 거론하며 “2009년 4월 4일의 사변”을 언급한 기사를 게재했다가 삭제한 것은 이같은 정황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아직 북한이 언제 위성을 발사할지나 왜 이날 발사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기상청은 발사기지가 위치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일대에는 이날 정오 현재 구름이 끼고 초속 7-10m의 다소 강한 바람이 불고 있으며, 습도는 50-70%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통상 위성 로켓 발사를 위한 기상 조건으로 초속 15m 이하의 지상풍과 95% 이하의 습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이날 날씨는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다소 강한 바람이 변수가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늦게부터 5일 오전까지는 무수단리 일대의 구름층이 점차 엷어지며 맑은 날씨를 보이겠고 풍속은 초속 5∼8m, 습도는 40∼60%로 예측되며, 5일 오후부터는 바람이 더 잦아들어 초속 4∼6m의 풍속을 보일 것으로 전망해 내일 위성 로켓 발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바람이 잦아든 내일 오후가 발사의 적기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본 탐지시스템 오작동, <NHK> 오보

한편 이날 낮 12시 16분경, 일본 <NHK>가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다'고 보도했지만 오보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NHK>는 일본 정부의 로켓 탐지 시스템이 4일 낮 오작동하는 바람에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의 위기관리센터가 각 성청은 물론 지자체와 언론기관을 연결해 운용하고 있는 'Em-Net'으로 불리는 시스템이 오작동해 비행체가 북한에서 발사된 것으로 표시됐다는 것.

청와대, 안보장관회의 긴급 소집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비책을 점검했으며,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등도 각각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권종락 제1차관 주재로 '북한 장거리 로켓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유엔 안보리 동향을 점검하고 우리 정부가 발표할 성명 내용 등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대변인 명의로 개성공단.금강산 체류 인원에 대한 ‘신변안전관리지침’을 긴급 하달했다.

국방부는 경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실제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이 확인되면 이상희 국방장관이 주재하는 긴급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조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까지 위성 로켓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공관으로 퇴근했으며, 5일 오전 10시에 장관 주재로 외교통상부 차원의 대책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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