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내년 봄 서울을 답방키로 남북이 의견을 모은 것은 남북관계 개선의 새 지평을 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정상회담 정례화의 틀을 마련하는 것으로 현재의 화해.협력 분위기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미 6.15 공동선언에서도 김 위원장의 답방을 명시하기는 했지만 이번 김용순북한 노동당 비서의 서울 방문으로 시기를 더 구체적으로 못박았다는 점은 진전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답방이 이뤄져야만 완결되는 정상회담의 국제관례상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국제사회에 더욱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언제쯤일까.김 위원장이 내년 봄에 서울에 오게 될 경우 국내적으로 큰 행사가 없는 3월 또는 5월이 유력하다. 2월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행사
(2.16), 4월에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일행사(4.15)와 군창건일(4.25) 등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연내서울 방문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서울 방문에 앞선 선발대적 의미로 볼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미 지난 6월 정상회담 때 자신의 서울 방문 이전에 고위 인사 1∼2명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그러한 차원에서 김 상임위원장이 서울에 오기로 했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이다.

또 회담 관계자는 `뉴욕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에서 갖기로한 만남이 무산된데 따른 유감의 뜻을 표시한 것`이라며 `무산된 회담의 재개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에 올 경우 내달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규정개정 문제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낮다.

오는 27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장관급회담에서 이 문제를 보다 본격적으로 논의해 이르면 11월께 김 상임위원장이 서울에 올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일 위원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잇단 서울 방문은 남북 양측의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남북관계 개선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연합200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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