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을 방문할 70세에서 90세에 이르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계 1세대 동포들은 지금 감격과 흥분에 들떠있다.

제1차 `동포 고향방문단`에 포함된 총 50명의 재일동포들은 오는 22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남한 고향땅을 밟게 된다.

14일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들 중에는 105세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70세 고령의 동포, 일제시기 `곧 돌아온다`는 말을 남긴 채 고향을 떠난 동포, 항구에서 배(귀국선)를 놓치고 지금까지 눈물 속에 살아온 동포들이 포함돼 있다.

제1차로 가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는 최창우(84.효고(兵庫)현 교육회 고문)씨는 `62년 동안이나 헤어져 있었기 때문에 고향에 있는 혈육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영 알 수가 없다`면서 `그러나 부모님의 산소만큼은 꼭 찾아서 불효자식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회한을 드러냈다.

어머니가 장수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로은(72.가와사키(川崎) 고려장수회 회장)씨는 `41년 전에 세상 떠난 할아버지가 흩어진 가족이 하나로 될 때까지 묘를 세우지 말라고 유언을 남기셨는데 그것을 이번 고향방문에서 해결하고 싶다`며 설렘에 가득찬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로씨는 이어 `먼저 가야 할 분도 많고 고향방문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난 분들도 많다`면서 `그런 분들의 마음도 함께 가져갈 것`이라고 고향방문 기회를 얻지 못한 동포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가가와(香山)현 다카마쓰(高松)에 사는 차판수(78)씨는 `고향에는 남동생이 있는 데 작년 9월에 제수가 사망했다`면서 이번 방문 기간 동생의 하소연을 들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신보는 이번 고향 방문에 대해 `1차로 고향을 방문하는 50명의 동포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70만 재일 동포 모두의 기쁨`이라면서 ``조국이 통일된 날에 뵙겠습니다`며 55년 동안 가슴속에 (회한을) 간직해 왔던 1세대 동포들의 간절한 소원이 이제야 풀린다`고 의의를 부여했다.(연합200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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