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한반도 평화 위협, 한미연합 대북침략연습 규탄대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랜만에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주한미군 철거가'가 퍼져 나왔다. 학생.정당.시민사회단체 회원 300여명은 '전쟁연습 중단', 'PEACE' 등이 쓰인 분홍색 깃발, 각종 피켓을 들고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의 중단을 촉구했다.

14일 오후 3시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다함께, 민주노동당 공동 주최로 '한반도 평화 위협, 한미연합 대북침략연습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대결정책 폐기하라', '전쟁연습 중단하라', '공동선언 이행하라', '한반도 평화 실현하자'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 '민족 공멸연습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즉각 중단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쳐든 참가자.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작전계획에 의거하여 정밀하게 진행되는 키리졸브 연습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대북침략 전쟁연습"이라며 "6자회담 합의 이행조치가 지연되고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실시되는 전시증원연습은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 정권 붕괴를 향한 전면전 계획을 폐기시키고 전쟁연습을 중단시키는 것은 이 땅의 전쟁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적대적 불신을 없애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지난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이 중단됐던 것처럼 키리졸브/독수리 연습도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여는 말에서 "키리졸브는 '확고한 결단'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제는 전쟁이 아닌 평화의 확고한 결단을 할 때가 됐다"면서 "남북과 미국은 전쟁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준 다함께 활동가는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이 작전계획 5027 일환으로 한반도 전면전을 대비한 실전연습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이 훈련만 보더라도 한반도를 위협하는 것은 이명박과 미국 정부"라고 비난했다.

▲ 전쟁기념관 앞에서 참가자들이 'NO WAR' 대형 글씨를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특히 이날 집회에서 전쟁연습을 주도하는 미국에 대한 규탄발언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금강산 닫히고, 개성공단도 왔다 갔다 하더니 이제는 전쟁연습까지 하고 있다"며 "빨리 청와대에서 끌어내려야 통일할 수 있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연습 반대 운동에 학생들도 나섰다. 이원기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대학생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청년실업, 대졸 초임 삭감 문제도 경제가 나아져야 하는데, 전쟁연습하면 경제가 살아나나"라고 꼬집었다.

한.미공용훈련장 확장으로 고향에서 쫓겨날 상황에 몰린 무건리 주민 20여명도 참석했다. 주병준 무건리 대책위 위원장은 "저희가 살고 있는 무건리 훈련장에서도 전쟁연습이 진행되고 있다"며 "저희의 땅이 미군들의 훈련연습장이 되지 않도록 목숨을 다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 무건리 훈련장 확장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도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들은 평화실현 메시지를 담은 종이비행기를 인근 미군기지와 국방부 건물을 향해 날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진보연대, 평통사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다음 주 실사격 훈련이 벌어지는 포천 로드리게스, 해병대 산악훈련이 열리는 포항 등지에서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반대 운동을 계속해서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집회장소로 향하는 인도 곳곳에서 경찰들이 집회 참가자들의 가방을 검사하는 등 불시검문을 실시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참가자들이 소지한 깃발을 두고도 '신고되지 않는 불법 시위용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고 불시검문에 불응한 이들에 대해서는 집회참가 자체를 막기도 했다.

▲  집회장소로 향하는 인도 곳곳에서 경찰들이 집회 참가자들의 가방을 검사하는 등 불시검문을 실시했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 경찰병력이 국방부 정문 앞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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