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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무슨 둥치든 탄탄히 감아 잡고
기어오를 대로 기어오르다가
하늘 높이 즈믄 손을 휘저으며
바람을 불러모으는 꽃나무
뭉게구름이 그 뜻을 알아차려
태산 같은 뭉치로 치솟다가
소나기를 만들어 내리 퍼붓는다
꽃은 덩굴째 춤을 추며
이 한여름을 몸으로 때우니
염천이여, 저기 저렇게
진홍으로 뜨거운 송이들을 식히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