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4시, '광복 63주년 8.15민족통일대회'가 열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전국에서 몰려온 시민.학생.노동자.시민사회단체 회원이 흔드는 단일기로 가득 찼다.
경찰이 도로 집회를 불허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행사가 진행됐지만, 시민들은 인도와 1차선 도로까지 가득 메웠다. 중.고등학생 10여명이 해방 당시 복장을 차려 입고 '자주독립 만세' 등을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100차 촛불문화제와 맞물리면서 '아고라' 등 네티즌 단체 회원들도 다수 참여했다.
1시간여 문화행사에 이어 열린 2부 본행사는 8.15를 '건국 60주년 행사'로 치르고 촛불문화제를 비롯해 진보진영 전반에 대해 공안탄압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아울러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대가로 친일파가 친미파로 변신하고, 독재자를 건국의 아버지로 미화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의 '건국 60주년' 행사를 비난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무대에 올라 이날 오전 이명박 정부의 '건국 60주년' 행사를 규탄했다. 강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탄압은 전방위적이다. 촛불도 진보연대도, 국민도, 방송도 탄압하더니 이제 상상을 초월하면서 국경일인 광복절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이제 초.중.고 역사교과서는 다 수정해서, 일제에 저항한 유관순, 안중근 의사는 더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게 됐다"며 통탄하고, "북쪽은 대한민국과 상관없는 남이 돼 버렸다. 남인데 통일될 필요도 없어진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 정상화에 소극적인지, 왜 경색시켰는지 이해가 간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전국농민회총연맹 한도숙 의장, 김영만 6.15남측위 경남본부 대표가 공동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친미보수세력이 아무리 몸부림을 친다해도 시대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으며, 오히려 이 중요한 대 전환의 시기에 시대의 대세를 거스르며 끈질기게 대결과 분열을 조장했던 그 대가를 치른 채, 결국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올해로 제정 60주년이 되는 국가보안법 폐지△6.15, 10.4선언 이행과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대북적대정책 파기 △주한미군과 전쟁무기 철거를 위한 반전평화운동 △예속적 한미동맹 해체 △광우병 쇠고기 전면 수입 철회와 한.미FTA 저지 등을 위해 적극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남북해외 6.15공동위 공동성명'을 낭독하면서 "조국 광복 63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에 대한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과 도발을 단호히 분쇄하고, 일본 당국이 우리 민족에게 끼친 역사적 죄과를 온 겨레와 전 세계 인류 앞에 사죄, 청산하는 그날까지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자주독립문화제'로 열린 1부 행사에서는 민족춤패 '출'의 아리랑 환타지, 여성단체들의 합창곡 '명박스캔들', '아름다운 청년', '희망새', '우리나라'의 노래공연 등으로 통일 열기를 내뿜었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 20분경 모든 행사를 마치고 해산했다. 경찰의 불허로 '만세대행진'은 진행되지 못했으며, 참가자들은 이후 이어질 '100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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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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