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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없는 장관에 이어 영혼없는 대사도<기자의 눈> 권철현 주일대사의 변신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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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24  11: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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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에 어떤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이제는 그것들을 드러내기보다는 가슴에 넣어놓고 잊지는 않는다.”

재외공관장회의 참가차 들어온 신임 권철현 주일대사가 23일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독도 문제 등 일본의 역사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가슴 속에 묻어두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2005년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당시 “일본에게 피해받은 아시아 국가들이 연대해 일본을 고립시키자”는 등 대일 강경발언도 서슴치 않았던 그가 주일대사가 되자 말을 바꾼 것.

권 대사 스스로도 이같은 변신이 쑥쓰러웠던지 “제가 정치인 생활을 오래해서 정치인과 외교관의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다”고 운을 뗐고 “내 자신도 일본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거칠었던 사람이었다. 철천지 원수의 국가였고 가상적국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젊은 시절을 보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 대사는 이른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그분들을 대한민국이 정말 더 잘해드려야 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일본정부에게만 요구하는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성숙한 사회로서 일본이 책임지고 그런 것들에 대해 해주면 좋겠지만 그것이 지금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모든 것을 다 포기해버릴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위안부’ 문제를 말하면서 “1년에 300억 달러가 넘는 무역 적조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일본과의 교류를 시작하고 나서 3천억 달러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텐데, 우리가 수출을 증가시키면 증가시키는 만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참으로 지금 중요한 시간인데 다른 게 있기 때문에 이것들마저 다 빼앗겨버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대목은 그가 주창한 ‘창조적 실용외교’와 ‘국익’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드러내 보였다.

계속되는 기자들의 과거사에 대한 질문에 권 대사는 “과거의 문제들이 잘 풀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실질적으로 국익에 맞는 길로 가기 위한 두 가지를 병행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그나마 “이 대통령의 발언은 납치문제를 인권적 측면에서 이해한다는 것이었지, 북핵과 연관지은 것이 아니다. 일본은 북핵·미사일·납치 문제를 포괄적으로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는 자세를 갖고 있는데 이 태도를 유지하는 한 해결 가능성이 희박하다. 일본이 납치와 북핵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힌 대목이 위안이 된다면 될 수 있었다.

권 대사가 “(과거사 문제들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 절대로 굴욕적으로 하지 않겠다”, “인내심을 넘어서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 직을 유지하기 위해 가만있지만은 않을 거다”고 스스로 다짐한 약속이 어떻게 실천될지 조만간 지켜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안보실장과 주중대사 등 고위직을 맡았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과거 대북화해협력 정책을 ‘반성’하는 발언으로 ‘영혼이 없는 공무원’의 전형으로 낙인찍힌 데 이어 권철현 대사가 평소의 소신을 완전히 바꿔 ‘영혼이 없는 외교관’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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