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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돼야지 돌에 붙어있는 이끼가 되면 안 되잖나”<인터뷰> ‘북한 최고 인민․공훈 예술가 4人 특별전’ 연 법타 스님
송정미 전문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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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22  22: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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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부터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북한 최고 인민.공훈 예술가 4人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북한 최고 인민.공훈 예술가 4人 특별전’이 (사)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평불협)의 주최로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정창모, 선우영, 김기만, 오영성 등의 북한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 114점이 선보였다. 수익금은 평불협.금강산국수공장 후원기금으로 쓰인다.

21일 오후 6시 전시장에서 평불협 회장인 법타 스님을 만나 이번 특별전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법타 스님은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과거보다 소원”해지고 “외적인 분위기가 안 좋기 때문에 국민들이 뭔가 착각할 수 있다”며 정치성이 배제된 예술작품을 통해 남북의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전했다.

 

또한 정치적 분위기가 좋지 않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평불협의 대북 지원사업 기금 마련도 주요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 평불협 회장 법타 스님이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며 정창모 화백의 ‘금강산의 봄(2001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밀가루 값만 하더라도 “금년도 살살 오르던 것이 갑자기 25% 올라 (올해 들어) 50%가 올랐다”며, 이는 금강산국수공장에 “60톤 보내던 것을 30톤도 못 보낸다는 이야기”라며 이렇게 어려운 때 “많은 호응을 보내주시고, 의외의 좋은 인연들도 만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이번 전시에 대한 반응과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법타 스님은 최근 정세와 관련해 남북의 태도를 보면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며 북은 “ 6.15이후에 확 달라졌고, 지난해 10.4이후에 더욱 달라져 유화적인데 오히려 우리가 더 경직”된 것 같다며 “통일운동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의 혀에 놀아나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일시적인 시류에 장애가 생기면 “내가 물이 돼야지 돌에 붙어있는 이끼가 되면 안 되잖느냐”며 유연하지만 변함없는 통일운동을 강조하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대북지원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원칙을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국제적인 연대만 강조하다 보면 과연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지도 못하고 북에 대해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6.15나 작년 10.4의 합의에 따라 남북이 기본이 돼”서 교류협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런 차원에서 “오히려 통일부를 앞으로 더 강화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인민예술가 선우영 화백의 '금강산 삼선암'(2003년).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을 오가며 수집한 법타 스님의 애장품들로, 90년대와 2000년대 초의 작품이 눈에 많이 띠었다. 우리나라의 명산인 금강산과 묘향산의 절경, 그리고 화사한 봄을 선사하듯 만개한 꽃들이 화폭에 자리한 화조화 등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북한 자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특히 조선화의 전통적인 소재에 탁월한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생인 故 김기만 화백의 ‘달밤의 기러기’와 ‘게’ 작품은 역동적인 구도와 생동감 넘치는 붓놀림이 보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소재의 특성에 따라 전통 수묵화의 몰골기법이 많이 쓰였고, 여기에 섬세한 필치가 곁들여진 산수와 화조는 조선화의 독특한 화풍이 읽혀진다.

 

   
▲ 수묵화의 맛을 느끼게 하는 인민예술가 정창모 화백의 '금강산 선하계곡'(1995년).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특히 인민예술가 정창모 화백의 ‘금강산 선하계곡’(1995년) 작품은 채색의 사용이 절제되고 흑백만으로 표현돼 수묵의 맛을 느끼게 한다.

법타 스님은 “젊은데도 화조화의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며 화조화의 대가인 오영성 공훈예술가를 가장 좋아하는 북녘 작가로 꼽았다. 이번 전시 작품 중에서는 정창모 화백의 ‘금강산의 봄(2001년)’을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소개했다. 마치 “금강산의 1만 2천봉의 보이지 않은 세계에 대한 기대”가 있고 “청년 같은 큰 움직임이 있”다며 그림에 대한 감상을 곁들이기도 했다.

 

   
▲ 화조화로 유명한 공훈예술가 오영성 화백의 '봄'(1993년).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원래 북한의 미술은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표방함으로써 채색에 윤곽선을 그리는 선묘 기법이 주되게 사용되고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사실적 회화라는 독특한 양식의 조선화를 발전시켜왔으며, 70년대 대전성기를 맞았다.

대전성기 이후 조선화는 소재 면에서 풍경화가, 기법적으로는 단붓으로 처리하는 몰골기법이 전면에 등장하고 종종 색이 절제된 수묵 느낌의 작품이 눈에 띤다. 이번 전시에서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와 같은 조선화 발전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한편, 평불협은 92년 6월 12일 창립해 북한 불교 사진전을 전국 40여 곳에서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바로알기’의 일익을 담당하는 한편, 통일불교대학을 통해 불교와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교육을 맡아 왔다.

또 97년도에 사리원시에 국수공장 만들어 지금까지 꾸준히 지원을 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금강산 신계사, 개성의 오관사, 영통사 복원 사업 등에 힘을 보탰다.

 

   
▲ 북한 4대 조선화가로 꼽히는 고 김기만 화백의 '백두산'.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 게와 기러기를 즐겨 그린 고 김기만 화백의 '달밤의 기러기'(1989년).
[사진-통일뉴스 송정미 전문기자]


법타 스님은 “반 공갈협박 비슷하게 내놓으라고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세월이 20년 가까이 가버렸다”며 그간의 남북교류와 협력 사업의 한축에서 함께 했던 시간을 회상하기도 했다.

현재 평불협은 3천여 명의 회원이 있으며, 그간 거쳐간 회원들을 합하면 2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법타 스님은 “평양에 빨래비누 공장을 해주기로 했는데 아직 그걸 못하고 있”다며 좀 더 많은 회원들이 늘어나 이 약속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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