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마지막을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로 장식할 모양이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인 오는 5월 9일 붉은 광장에서 각종 전술.전략 무기를 등장시킨 군사 퍼레이드를 펴칠 계획이라고 18일 워싱턴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1995년 50주년 승전기념일 당시 붉은 광장이 아닌 승리 광장에 일부 무기들이 선을 보인 적이 있지만 붉은 광장에 무기들이 등장하는 것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처음이다.

이번 퍼레이드에는 전략폭격기인 'Tu-160기'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송기인 'An-124기', 러시아가 자랑하는 수호이 전투기 등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또 러시아 핵 전력의 핵심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토폴-M'이 새 제복을 입은 6천명의 군인들 속에서 그 위용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러시아 차기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푸틴 대통령이 8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역사적인 날이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취임과 동시에 '강한 러시아'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경제 부흥과 구소련 붕괴 이후 퇴락한 러시아 군사력 재건에 힘써 왔다.

지난해에는 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전략 폭격기의 러시아 영토밖 장거리 정찰비행과 해군의 지중해 군사훈련을 재개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퍼레이드도 최근 러시아가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대(對)서방 외교.군사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현재 코소보 문제, 이란 핵프로그램, 유럽재래식무기감축협정(CFE) 이행 중단,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계획 등을 놓고 미국 등 서방과 상당한 긴장 관계를 보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드로브세브스크 공군 대변인은 "현재 비행에 참여할 조종사들이 에어쇼 준비에 한창이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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