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가수 백자가 3번째 개인공연을 가졌다. [사진 - 김명준 '우리학교' 감독]
가수 ‘백자’를 아십니까?
노래를 많이 지은 덕분인지 노래패 우리나라 단원들중에서 이름이 꽤 알려진 가수다.
지난 16일 노래패 ‘우리나라’가 아닌 자기 이름을 걸고 클럽 ‘타’에서 개인공연을 가졌다.
개인공연으론 1998년 ‘백자 후원의 밤’, 2002년 노래패 우리나라 활동 중 가졌던 공연에 이어 세 번째인 셈이다. 그동안의 경력과 활약에 비추어보면 의외로 적은 횟수였다.

그런 그에게 이번 공연은 어떻게 다가올까?
“...공연 자체가 나에겐 행복한 일입니다. 자기가 만든 곡을 선보인다는 것, 가수가 무대에 선다는 것, 그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 아닌가요?”

되묻는 그에게 부러운 눈길을 보내자 말을 이어간다.
“여러 상황을 살펴야겠지만 내년엔 개인음반을 낼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선 이번 공연이 새로운 출발이자 시험대인지도 모르죠. 그래선지 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 그의 많은 '벗' 가운데 권해효씨가 출연했다. [사진 - 김명준 감독]
가수 ‘백자’를 아는 사람은 대부분 그를 벗으로 기억한다.
가수 ‘백자’가 스스로 벗을 자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상대방도 단박에 벗이 되길 주저하지 않는다.
어쩜 노래짓는 재주보다 더 좋은 그 재주(?)덕분에 가수 ‘백자’는 끊임없이 노래를 짓고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모른다.

이번 공연에서도 내가 아니라 오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많은 벗들이 함께 했다.

그의 사람만나는 재주는 온, 오프라인을 넘나든다. 그가 그렇게 좋아하는 무협용어를 빌리면 시공을 초월한다고나 할까?

모두들 한 번 가보시라. (http://100ja.com)
하루 방문자수가 4~5백 명을 너끈히 넘는 것을 보면 무슨 주문을 걸어놨던지 아님 매력이 있는 건 분명하다. 그곳에 가면 무협소년 백자를 만날 수도 있고, 디제이 백자를 만날 수도 있다. 때론 음유시인 백자, 술쟁이 백자, 애 아빠 백자, 책 읽는 백자, 최근엔 음악감독 백자까지 가수 ‘백자’ 삶을 그대로 중계해주는 곳이다. 당연히 우리와 연결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간혹 실시간 방송을 하기도 하는 그는 블로그 활동 자체가 삶의 연습이기도 하고 사람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면서 기이하고 감동스런 인연 몇 개를 끄집어내어 얘길 해주기도 한다.

▲ 그는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기타연주를 한다. [사진 - 김명준 감독]
그러고 보면 그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재주가 아니라 사람들을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러기 위해 자신 스스로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땀 흘리고 있고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오늘도 좀 더 나은 블로그를 위해 배우고 탐구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노래를 위해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는 모습 속에서 가수 ‘백자’의 원초적인 매력을 느끼게 된다.

가수 ‘백자’도 여느 가수와 다름없이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짓는 가수다.
그런 재주에 대해 그는 이렇게 소박한 소망을 품는다.
“노래를 지으면서 나 스스로에겐 위로가 됩니다. 내가 소망하는 것은 누군가가 슬프고 분노하고 기쁠 때 누구나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내 노래가 말이죠.”

자기 노래에 대해 소박한 소망을 품고 있는 그에게 연이어 질문을 했다.
“그럼 계속 가수라는 이름을 걸고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쉽지 않은 질문이었을까, 잠시 생각하더니 거침없이 말문을 연다.
“민중의 아들이라는 거죠. 주름살 패인 아버지, 어머니의 삶을 보고 자란 그리고 나 또한 그 삶을 이어가고 있는 민중의 아들이라는 거죠.
다음으론 작곡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노랠 만든다는 거 참 재밌습니다.”

▲  그가 노래할 수 있는 원동력은 '민중의 아들'이기 때문이란다. [사진 - 김명준 감독]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한줌 될 수 있다는 소망과 확신을 갖고 있는 그가, 노래하고 만드는 일을 고단한 일이 아닌 이렇게 행복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그의 노래는 현재진행형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는 건지 모른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그는 또다시 그 새로운 시작의 첫 발을 뗀 듯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무엇인지는 여운으로 남겨져 아쉽기도 하였다. 공연 내내 삶을 읊조리듯 노래하고 얘기하는 그를 통해 살짝 엿보려 했으나 쉽진 않았다.

공연에선 가수 ‘백자’의 현재와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고단할 법도 한 삶과 치열한 현재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가 현실 속에 생생한 모습처럼 공연장에 그의 노래에 담겨져 살아 숨쉬고 있었다.

그가 부르고 싶은 노래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삶의 노래”라고 답하는 그에게 그것이 무엇이냐고 더 묻기를 포기했다. 지금 그의 얘기로 듣기보다는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가수 ‘백자’의 앞으로 노래와 삶을 통해 보는 것으로 대신하려 한다.

▲ 그가 부르고 싶은 노래는 "삶의 노래"이다. [사진 - 통일뉴스 하기연 객원기자]
생활을 더 깊고 더 섬세하게 다루고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스스로에게 주문하고 있는 가수 ‘백자’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와 긴장감을 줄 것 같다.

난 가수 ‘백자’를 좀 안다.
누구나처럼 꽤 오랫동안 벗이자 길동무를 자처했고 그러했다. 앞으로도 그건 변함없겠지만 앞으론 그의 노래에 좀 더 귀를 기울여봐야겠다. 그것이 그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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