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3일 남북정상선언 채택을 계기로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기업별로 대북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민간의 대북투자 보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역할을 요청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남북정상회담 관련 경제인 간담회에서 "2000년 방북시에 비해 북한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 기존 투자를 확대하며 새로운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도 "북한으로부터 무연탄 도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중국산보다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의 신규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걸 한전 사장은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운송, 개성공단 2단계 조성, 해주 특구 및 남포.안변의 조선협력단지 조성시 새로운 전력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사업들과 연계한 구체적인 전력공급 대안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이번 남북경협 합의사항중 조선협력단지 조성이 가장 의미가 큰 합의였고 조선업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며 "조사단을 빠른 시일 내에 파견해 구체적인 입지현황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남북 경협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남북경협포럼을 11월 초 창립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대북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고 북측 조선상업회의소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계 대표들은 대북투자 확대 및 신규투자 창출 계획 외에도 남북경협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의 대북투자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등을 촉구했다.

남북정상회담 수행기업인 단장이었던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앞으로 남북경협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통행, 통관, 통신 등 3통 문제 해결을 합의한 것이 의미가 컸다"며 "이번 남북 정상간 합의를 계기로 우리 민족이 공동 번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지만 남북간 인적 교류를 통한 신뢰구축도 매우 중요하므로 남북간 인적교류 활성화에 정부가 각별히 지원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윤종용 부회장도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3통 문제 ▲전력.용수 등 인프라 ▲투자보장 법.제도 개선 ▲북한 기술인력 개발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건의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앞으로 단순한 임가공 중심의 경협이 조선협력, 자원개발 등으로 다양화할 것이란 점에 의미를 부여한 뒤 남측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한 정부 지원을 건의하면서, 공장은 기업이 건설하고 발전소 건설은 정부가 지원하는 식으로 정부와 민간의 효과적인 역할 분담을 주문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가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문제의 해결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