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노동자통일대회 마지막날인 1일 오후 8시 창원호텔에서 환송만찬이 열렸다. 만찬의 열기가 오르자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노래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5.1절 남북노동자 통일대회 마지막 공식일정인 환송만찬에서 남북 대표단과 참가자들의 표정은 남측에서 함께 한 첫 5.1절의 감동과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했다.

북측 대표단 원형국 단장은 “겨레의 축원 속에 북과 남이 굴린 공은 단순한 축구공이 아니다”며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염원의 공이었으며, 단합과 연대의 공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비록 우리는 떠나지만 우리의 마음과 뜨겁게 달아올랐던 체온은 여기 창원 땅에 여러분에게 맡기고 간다”며 “지금은 비록 헤어지지만, 영원한 상봉의 날, 통일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화려하거나 거창한 대회는 아니었으나, 남북 노동자의 신명나는 축구경기로 경남도민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뜻 깊은 자리였다”며 “즐겁게 남북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한판 축제를 바라보자니, 분단 60년의 세월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음을 새삼 느낀다”고 전했다.

▲ 건배사를 마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원형국 북측 단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왼쪽부터) 함께 잔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그는 “하나의 핏줄, 하나의 문화, 하나의 언어, 그것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며 “온 겨레의 심장을 하나로 이어 평화와 통일로 고동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참가자들을 고무했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분단역사상 최초로 남녘땅 창원에서 개회한 남북노동자통일대회는 통일을 일구어가는 남북노동자의 연대와 협력의 역사에 또 하나의 큰 이정표로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더욱 더 큰 ‘통일판’, ‘연대판’을 벌여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 마지막 환송만찬에 참석한 남북 노동자들은 마지막 아쉬움을 달래며 연신 잔을 들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만찬사가 끝난 뒤 자유롭게 만찬을 즐긴 참가자들은 서로의 잔을 술을 채워주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석행 위원장과 원형국 단장, 이용득 위원장은 나란히 ‘러브샷’을 시도해 만찬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자주통일 앞당기자”, “우리는 하나다” 등의 건배사가 연거푸 흘러나온 이날 만찬장은 ‘화기애애’하고 ‘왁자지껄’한 일상적 술자리 풍경으로 바뀌어 갔다.

김현근(48)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이후복(39) 조선 복무 및 봉사직업동맹 통일위원장에게 오전에 나란히 자리한 사진이 모 석간신문에 나온 것을 알려주며 서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어제 남북대항경기에서 유일한 골을 터뜨린데 이어 오늘도 연대팀에 교체 투입돼 골문을 뒤흔든 북측 박철룡(24) 선수는 이틀간의 끈질긴 취재진의 요구에 "통일합시다"라는 짧은 건배사로 소감을 대신했다.

박철룡 선수는 마침내 기자에게 “우리 이렇게 만나 기쁘다”며 골을 넣은 소감으로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만찬장 옆자리에 앉은 남측 인사는 “비겼어야 하는데 너무 나은 골을 넣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오늘 첫골을 터뜨리 연대팀의 북측 채두영(28) 선수는 “기분 좋습니다. 빨리 통일이 되가지고, 남과 북이 합쳐서 유일팀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민주노총 민점기 통일위원장을 선두로한 20명 남짓의 기차행렬이 만찬장을 돌기 시작하자 웃음꽃으로 가득찼던 만찬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 환송만찬이 끝나고 만찬장을 빠져나가는 남북 노동자들이 서로를 얼싸 안으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9시 50분, 창원종합경기장을 달아 올렸던 노래극단 ‘희망새’의 공연이 끝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돌아오자 곳곳에서는 “안가면 안되나?”, “통일되면 다시 만나자”, “전화 해” 등 아쉬움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2박3일 간의 일정을 끝마친 북측대표단은 2일 오전 10시 김해공항을 출발해 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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