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이제 우리 민족의 눈물과 한숨의 아리랑은 끝났다”
- 창원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 축하공연으로 막내려

처음으로 북측 노동자가 남측으로 내려와 맞은 5.1절 통일대회는 남북단합 축구경기가 끝난 후 오후 5시 40분경 시작된 남측이 준비한 ‘축하공연’으로 그 감동이 절정에 올랐다.
백대진 한국노총 정치국장, 홍광효 조선금속 및 기계직업동맹위원회 통일위원장, 이선임 민주노총 금속노조원은 “우리는 이번에 북남해외 온 겨레의 기대와 관심 속에 ‘통일대회’를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대회를 통하여 우리는 615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우리민족끼리 손을 잡고, 남북노동자의 통일의지와 내외에 힘 있게 과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남 땅에서 울려 퍼지는 통일의 세찬 함성은 온 삼천리에 끝없이 메아리쳐 갈 것이며, 우리 겨레의 심장 속에 아로 새겨질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하나, 언어도 하나, 민족도 하나, 둘이 되면 못 살 하나”

창원시립 관현악단의 웅장한 ‘아리랑’ 연주에 맞춰 노래극단 ‘희망새’가 ‘민족의 자긍심’을 말하자 장내의 관중도 호응했다.

희망새가 “이제 우리 민족의 눈물과 한숨의 아리랑은 끝났다”며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하자, 통일대회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형언하기 힘든 민족애와 동포애로 젖어들었다.
남북대표단과 참가자들은 일제히 기립해서 ‘공동선언실천 하자’고 외치며 연신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북측 대표단 원형국 단장은 남측의 감동어린 축하공연에 연신 박수를 치며 답례했다.
희망새는 2001년 금강산과 2004년 평양에서의 노동자대회를 회고하면서 “북녘의 동포들이 뜨거운 동포에로 우리를 맞이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우리 또한 북측대표단 여러분을 열렬히 환영합니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6.15공동선언 실천에 가장 앞장서 있는 남북노동자가 힘을 합하여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자”고 참가자들을 고무했다.
‘통일은 됐어’

축하공연의 첫 테이프를 끊은 노동자 노래패 ‘겨레하나’의 우렁찬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지는 동안 참가자들은 굵어진 빗방울을 피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비를 피해 곳곳에서 준비한 우산을 폈다.
‘영산마루'의 타악 공연으로 몸을 푼 참가자들은 이어진 안치환씨의 등장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안치환씨는 “지혜롭게 통일의 길을 열어가는 우리를 생각하면서 ‘광야에서'를 불렀다.

어느새 ‘광야에서’를 따라 부르는 참가자들의 얼굴에선 이미 통일은 된듯한 흐뭇한 미소가 베어 나온다.
‘만인의 애창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이어지자 곳곳의 참가자들은 일어서, 어깨춤을 추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멘트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연신 ‘한번 더’를 외쳤다. 어제부터 내리 비로 ‘뚝’ 떨어진 체감온도를 무색케 하는 열기였다.
‘아리랑’의 감동이 끝난 후, 북측 대표단은 남측 참가자들의 ‘또 만납시다’란 아쉬운 인사를 나누며 퇴장했다.
남북 대표단은 창원 호텔로 이동, 저녁 8시부터 환송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1신> "6.15선언 따라 우리가 하나되어요"
- 연대.단합팀 노동절 축구경기, 연대팀 3:2로 승리

전날과 달리 제117회 세계노동절에 남과 북 노동자 축구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한 팀을 이루었다.
1일 오후 4시가 조금 지나 창원종합운동장에서 5.1절 본행사를 마친 남북의 노동자 대표단과 6천여 관중들은 단합팀과 연대팀으로 나뉜 남북의 노동자 축구팀에 '통일응원'의 환호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는 남과 북의 선수들을 한데 섞어 경기를 한 탓에 딱히 남이나 북 선수를 가릴 수 없이 단합과 연대라는 소망스런 팀이름 처럼 모두를 응원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치러졌다. 감독과 코치도 각각 남북에서 나란히 맡았다. 연대팀은 북측 김정수 책임감독과 남측 김선경 감독이, 단합팀은 북측 한원철 감독과 남측 전종구 코치가 각각 담당했다.

전반 17분에 연대팀의 10번 중앙공격수 북측 채두영 선수의 첫 골이 터지자 연대팀 선수들은 즉석에서 기차놀이 골 세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곧바로 단합팀의 반격이 이어졌지만 연대팀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다시 전반 26분 연대팀 12번 중간방어수 북측 김성철 선수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슛을 성공시켜 전세는 2:0으로 연대팀으로 기울었다. 또한 두 골 모두 북측의 선수들이 터트려 북측 선수의 기량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경기는 전날 전후반 45분 풀타임을 소화한 것과 달리 이날은 친선경기니 만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전후반 30분으로 단축돼 진행됐다.

붉은색 유니폼을 맞춰입은 50여명의 노래패와 율동패들이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등의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며 흥을 돋궜고 '6.15공동선언 실천하자'와 '조국통일' 구호를 연호했다.
후반전에도 '통일응원'은 잠시도 쉴새없이 진행됐다. 대형 한반도기가 객석을 뒤덮고 전달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선수들도 이에 힙입은 듯 잇따라 골을 터뜨렸다.
후반 15분 전날 남북간 경기에서 유일한 골을 뽑아냈던 연대팀 14번 중간방어수 북측 박철룡(24)선수가 세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전날 골을 터트려 기자들의 집중 질문에 진땀을 뺐던 박 선수는 오전 솥발산 노동열사 묘역 방문 중 '오늘도 골을 넣으면 어쩌나 걱정된다'는 농담을 주고받은 바도 있다.
곧이어 단합팀이 반격에 나서 후반 16분에 남측 10번 미드필드 조민성 선수가 네번째 골을 뽑아 3:1을 이루었으나 곧이어 18분에 단합팀 13번 남측 이창주 선수가 골을 추가해 연대팀과 단합팀은 3: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수들은 대형 한반도기를 펼쳐들고 관중석 앞을 지나며 인사했고 관객들은 선전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창원지역 금속지부에서 일하는 이동규(39)씨의 부인 강성훈(38)씨는 10살 윤환군과 5살 명진양의 손을 잡고 축구를 관람한 뒤 "남과 북이 하나가 돼 창원에서 행사를 하니까 감개가 무량하다"며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풍물패로 참가했다는 강씨는 "가슴이 벅차 오른다"며 "이렇게 교류하면 통일의 날이 빨리 올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짧은 경기였지만 뜨거운 응원과 선수들의 선전으로 창원공설운동장은 내내 통일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오후 5시 35분경부터 폭죽을 신호탄으로 축하공연이 이광기씨의 사회로 시작되고 있다.
창원=김치관/박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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