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10시 25분 경남 창원호텔 대연회장에서 남북대표단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만찬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 이튿날 늦은 저녁, 남북대표단의 만찬은 한바탕 몸을 부대끼며 축구를 한 다음이어서 더욱 화기애애해 보였다.

30일 오후 10시25분 경남 창원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만찬의 사회자인 한국노총 백대진 정치국장은 "조금 있으면 전 세계 노동자의 생일날이 다가온다"면서 "남북 노동자가 헤어져 있어서는 결코 온전한 생일의 기쁨을 맞이할 수 없는 것이며, 하기에 이번 노동절은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기쁜 날"이라며 만찬 시작을 알렸다.

남북 대표자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만찬의 가장 중심된 주제는 직전에 끝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였다. 먼저 자리한 남측 참석자들은 북측 축구 선수단이 만찬장에 들어서자 기립박수를 보냈다.

특히, 이날 결승골을 기록한 박철룡 선수에게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박 선수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수줍은 웃음만 보이며 답변을 피했다.

▲ 이날 만찬에서 결승골을 넣은 북측 '중간 방어수' 박철룡 선수에게 참석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북측 선수단 김정수 책임감독(67)은 만찬장에서 “북남 로동자들이 6.15공동선언을 받들고 단결하고 통일을 하루 빨리 이루자는 마음을 가지고 왔다”고 말하고 “통일전사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달렸다. 북과 남 선수들 다 그런 마음으로 임했다. 골을 많이 넣는다는 목적보다 통일로 한길로 단결된 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남북이 서로 빈잔에 술을 채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남북 대표자들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6.15북측위' 리충복 부위원장은 건배사에서 "여기 경남 땅은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인 임진년 5월에 애국명장 리순신 장군이 섬나라 오랑캐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린 전승의 모험담이 깃들어 있는 뜻 깊은 곳이며, 4.19 민주열사의 영령이 잠들고 있는 성스러운 곳"이라며 "애국선렬들의 넋이 깃들어 있는 경남 땅은 조국의 한 끝에 있지만,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가깝고 친근한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5.1절 로동자 통일대회를 통하여 우리는 결코 갈라져 살 수 없는 하나의 민족이며, 우리 겨레가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삼천리 강토에 통일조국을 일떠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신하게 됐다"며 "우리 모두 애국의 성실한 마음과 뜻을 합쳐 하루빨리 이 땅 위에 부강번영하는 통일조국을 일떠 세우자"며 축배를 제의했다.

▲만찬 축사에 나선 공창석 경남 행정부지사(왼쪽), 리충복 6.15북측위 부위원장(오른쪽)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이날 만찬에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공창석 경남 행정부지사, 이상균 창원시 부시장 등 지자체 대표자들도 참석했다.

공창석 행정부지사는 축사를 통해 "역사적인 6.15실천을 위한 5.1절 남북노동자 통일대회 전날 밤, 정말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런 밤"이라며 "350만 경남 도민들도 잔잔한 흥분된 마음을 가지면서 이 행사가 역사적인 행사로 끝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노총 경남지역본부 박준수 의장도 건배사를 통해 "대결과 갈등으로 얼룩진 반세기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며 민족상생과 번영의 시작을 열어내고 있다"고 전했으며, 민주노총 이흥석 경남지역본부장은 "6.15공동선언 실천 결의를 더욱 굳게 다지며, 조국통일을 위해 건배합시다"라며 "위하여"를 외쳤다.

노동절 전날밤에 진행된 남북 대표자들의 만찬은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까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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