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문제는 저임금, 고용 불안에도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정규직이 되면 그 위치에서 헤어날 수 없는데 있다.

한겨레신문 2007년 4월13일자 기사는 비정규직의 이러한 처지를 잘 보여준다. 위 기사는 “ ‘노동패널’ 98~05년 자료를 통해 8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자리 이동현황을 조사”한 결과 “정규직 전환은 12.8%에 머물렀고 62.7%는 계속 비정규직이었으며 20.3%는 실업상태”였다고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4월28일 청년실업 교양학교 강의문(“청년실업 운동의 변혁적 의의”)에서 진보연대(준) 청년실업사업단장인 이승호 한청 의장은 <비정규직 → 정규직>으로의 이동은 사실상 봉쇄되어 있는 반면 <비정규직 → 비정규직>이거나 아니면 아예 <비정규직 → 실업자 → 구직단념자>가 된다고 적고 있다.

위 기사가 인용하고 있는 ‘노동패널’은 “98년부터 해마다 동일한 표본(5천 가구)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을 조사하는 국내 유일의 가구조사”라고 한다.

즉 구체적이고 생생한 자료라는 뜻인데 이에 따르면 “처음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의 일자리 이동을 분석한 결과 7%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고 “8년 동안 비정규직을 벗어나지 못한 노동자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가 86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고 쓰고 있다.

생각해 보라.

8년 동안 86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정규직이 될 가능성은 10% 안팎에 불과하고 20% 가량은 오히려 실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들이 2006년 현재 무려 845만 명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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