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1시 40분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공동대표 오종렬.한상렬.정광훈)'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정부는 이미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는 광우병 위험이 없다며 이 기준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그간 정부 스스로가 '살코기의 광우병 위험요소'를 주장해 왔다는 것이다.
범국본은 2005년 5월 22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한국 측의 입장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총회에서 농림부는 "우리측은 '살코기', '혈액제품'에 광우병 원인체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에도 안전제품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OIE 총회 자료를 들고 나온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편집국장은 "한국 정부는 살코기와 혈액제품이 광우병 위험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 해놓고서 우리 국민에게는 살코기는 안전하니 먹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OIE 기준이 의무사항이라는 것은 거짓말'

이에 대해 박상표 편집국장은 "국제수역사무국 규정은 미국에게만 의무 규정이고 유럽과 아르헨티나에게는 의무 규정이 아닌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각계의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한미FTA 하면 광우병 미국소가 들어온다'는 거짓말말고 진실을 말하라고 한 적이 있다"며 "이제 정직하지 않은 것은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노무현 정부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범국본 정광훈 공동대표는 "우리 정부는 호시탐탐 미국 쇠고기를 어떻게 수입할 지에 관심의 초첨이 있는 것이지, 광우병 우려나 뼛조각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축산농가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장기선 부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말이 나오자 말자, 한 달 사이에 가격이 큰 소의 경우 10%, 송아지는 20%정도 떨어져 한우농가의 피해액이 3,500억원에 달한다"고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전하고 "이는 미국소가 들어오면 소고기 값이 싸질 것이라는 정부의 잘못된 정보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도덕성도, 인간성도 없는, 국민의 건강을 헌신짝처럼 버리면서 한미FTA를 진행하는 노무현 정부를 용서할 수 없다"며 "농민들은 당장 5월부터 줄이어서 한미FTA를 끝장내기 위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제 캐나다, EU, 아르헨티나는 물론 다른 나라들이 OIE 기준으로 쇠고기를 수입하라며 벌떼처럼 달려들 것"이라며 "5-60여개국과 동시다발 FTA를 맺겠다는 노무현 정부는 당연히 이를 들어주게 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광우병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되었다"고 우려했다.
뼛조각 박스만 반송, 사실상 수입재개

이에 대해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뼛조각 발견으로 수입중지 결정이 내려진 세 곳의 도축장에 대해서 정부가 모두 이 결정을 풀었다"면서 "다시 수입을 허용하기 위해서 실사도 없이 풀어줬다"며 "한미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압력에 최소한의 검역조치도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지난달 초 농업 고위급 협상에서 합의한 대로 이번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중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반송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모든 박스에서 뼛조각이 검출되지 않는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3년 반만에 시장에 공식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