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도두리 황새울 들녘을 지켜온 문무인상. [자료사진-통일뉴스]
대추리.도두리 황새울 들녘을 지키던 문무인상(최평곤 작, 대나무상)이 불 태워진다. 이달 주민이주 이후, 국방부가 평택미군기지확장 공사를 위해 그동안 대추리에 설치됐던 예술품을 철거하는 데 대한 항의표현이다.

문화예술인 공동행동 '들사람들'과 대추리 주민, 평택시민단체는 오는 7일 대추리에서 매향제를 열고 작품 이전식과 함께 문무인상 태우기 행사를 진행한다.

주민들의 싸움 현장을 담아낸 문화예술품 대부분이 정부의 강제철거로 잿더미로 변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

'들사람들'로 활동해온 송경동 시인(민족문화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은 "직접 옮겨가지 않으면 주민 이주 후에 모두 부술 예정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라며 "이 예술품은 주민들의 소유이기도 하고 사회문화적 자신이기도 하기 때문에, 보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들은 '평화를 애호하는 예술품들이 국가 폭력에 함부로 파괴돼서는 안 된다', '현장에 있는 예술품들이 주민들의 이주단지가 조성되는 노와리로 옮겨질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법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송 시인은 이를 위해 '철거금지가처분신청'과 함께 오는 10-11일 국회에서 '대추리 평화예술품 지키기 토론회 및 전시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땅을 일구어 온 할머니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종구 작가의 벽화. [자료사진-통일뉴스]
마을 곳곳에 들어서 있는 문화예술품 중 대추리 평화공원을 지켰던 '파랑새'(최평곤 작, 대나무상)와 '어린이 벽화' 일부, 벽시 '당신은 대추리 푸른 하늘이 좋다고 했다'(홍일선 작), '할머니 벽화'(이종구 작) 등 4점만이 평택호 예술공원으로 이전된다.

주민들과 평택시민단체가 평택시에 작품 4점에 대한 이전제안을 했고, 4일 시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평택미군기지반대시민대책위' 이은우 상임대표는 이들 작품의 보전으로 "대추리의 평화를 기억할 수 있는 상징물로 살아남았으면 좋겠다"며 "시민들도 그 작품들을 보면서 평화에 대해, 대추리가 남긴 의미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추리에서 평택호 예술관으로 이전되는 작품들은 2년 뒤 주민들의 이주단지가 조성될 노와리의 '신대추리 평화마을(가칭)'에 옮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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