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4시30분경 '한미FTA저지범국본'이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한미FTA협상 폐기'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제껏 해왔던 투쟁이 아닌 기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투쟁으로 반드시 FTA를 저지할 것이다.”

3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문경식)’ 조성호 부의장은 “어제 집행위가 있었고 곧 상무위, 중앙위가 열린다”며 이들 절차를 통해, 강도 높은 '한미FTA 무효화 투쟁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열린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공동대표 오종렬)’ 주최 기자회견에서 조 부의장은 특히 정부가 지상파 3사를 동원해 ‘쌀개방을 막아낸 것’을 협상의 최대 성과로 포장하는데 대해 “옛날 고려장이 생각난다”고 분개했다.

“농업대책으로 내놓고 있는 직불제니 뭐니 하는 것 보면 농민들에게 돈먹고 나가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차라리 솔직히 말했으면 좋겠다. 서서히 바람빼기식으로 말려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쇠고기 개방’으로 타격을 입게 될 낙농육우협회의 이승호 회장도 “어떻게 대응할지 신중하게 논의하겠다. 강도는 더욱 강한 대응이 될 것이다”고 전농과 보조를 맞췄다.

▲오종렬  '한미FTA저지범국본'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앞서 여는말에 나선 범국본 오종렬 공동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범국본이 근거없이 마구잡이 반대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얘기했”으나 “개방을 막아냈다는 쌀은 미국과 이미 2014년까지 개방하기로 돼 있는 것이다. 게다가 쇠고기는 (이번 협상의) 의제도 아니었는데도 쌀지키기 위해 쇠고기 내준 것처럼 말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투자자가 국가를 제소할 수 있게 해놓고 (대통령은) 잘된 협상이라고 한다. 의약품값 천정부지로 뛰게 해놓고 협상이 잘됐다며 A학점이네, ‘수’네 한다”고 보통 사람들과 동떨어진 노 대통령의 ‘비현실적인’ 현실인식을 꼬집었다.

오 대표는 “오직 미국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러한 협상을 철회돼야 한다”면서 “이 자리는 (협상 무효화 투쟁을 위한) 2차 철야농성에 돌입하고 촛불문화제를 결의하며 7일 전국 동시다발로 대규모 평화적 시위와 집회를 예고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국회로 싸움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이 협상내용을 전문가와 국민, 이해당사자와 함께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투쟁은 장구해질 것”이며 “국회비준거부를 얻어낼 때까지 가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광훈 공동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덕수 신임총리가 FTA협상 득실을 말하는데 “완전히 사기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FTA협상의 본질은 초국적 자본의 무제한한 이윤추구를 위해 국가를 무장해제시키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제 우리는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반FTA투쟁’의 성격을 새롭게 규정하기도 했다.

'쌀개방 막았다는 정부 선전은 사기'

▲이들은 앞으로 투쟁계획에 대해 강도 높은 '한미FTA 무효화 투쟁계획을 진행할 것'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이 공개한 미국측 문건내용을 전했다.

요지는 미국의 자본가들 역시 쌀개방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거대 쌀 농가들은 정부의 절대적 지원 하에 농사를 짓고 있는데, 만약 한국으로 쌀을 수출하게 되면 계속 정부가 거금을 이들 농가에 지원하게 돼 자원의 배분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결국 ‘쌀 개방을 막아냈다는 것은 미국 정부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한국 정부가 북치고 장구친 사기성 짙은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허 부위원장의 결론이다.

양기환 영화인대책위 대변인은 “협상 시작도 전에 스크린쿼터 일수를 절반으로 줄이더니 이제는 현행유보라고 하여 앞으로 20년간 73일에서 하루도 늘일 수 없게 했다”면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한류는 이제 갔다. 한미FTA를 박살낼 때까지 영화인들은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여명의 각계 대표자들은 한상렬 범국본 공동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협상 타결직후 정부가 대대적인 물량전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으나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며, “정부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이 망국 협상의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따라서, 범국본은 “미사여구와 과장으로 점철된 정부의 여론호도를 규탄하며 온 국민과 함께 이 망국적 협정을 무효화하고 노무현 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한 투쟁을 가열차게 벌여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참가자들은 “매국적 한미FTA 전면 거부한다”, “노무현 정권 즉각 퇴진하라”, “노무현 정권은 허세욱 동지를 살려내라”는 구호와 함께 30분에 걸친 회견을 마무리했다.

범국본의 향후 투쟁기조와 관련, 회견 사회를 맡은 이원재 상황실장은 “FTA타결 무효화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 전제가 되는 “협정문 공개투쟁을 전개하고 노무현 퇴진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오후 7시에도 변함없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한미FTA협정 원천 무효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한편, 20일 가까이 전개됐던 범국본 차원의 노상단식 농성은 전날 협상타결을 계기로 마무리했으며, 이날부터 7일까지 철야농성이 전개될 것이라고 범국본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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