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2시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전국언론노조'가 한미FTA저지 언론공공성 사수를 위한 언론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최종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한미FTA협상에서 언론시장개방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언론노동자들이 600여명이 서울에 집결해 한미FTA저지를 결의를 다졌다.

23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위원장 이준안)'이 한미FTA저지 언론공공성 사수를 위한 언론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미FTA, 언론의 미래는 없다'라는 글귀가 적힌 녹색 조끼를 착용한 600여 언론노동자들이 프레스센터 앞 광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전국 각 지부의 수십 개 깃발이 입장하면서 결의대회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저지! 한미FTA', '강화 언론공공성'이라고 쓰인 개인 선전물을 높이 치켜들며 함성을 질렀다.

언론노조 이준안 위원장은 "1만 8천여 조합원 모두 똘똘 뭉쳐 함께 한다면 망국적 한미FTA, 시청각.방송개방을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함께 떨쳐 일어나 한미FTA 막아내자"며 참가자들을 결의를 드높였다.

이날 언론노동자들은 한미FTA를 통해 방송.시장이 전면 개방될 것이라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언론노조 조준상 정책실장은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양국 통상장관 회의에서 논의될 패키지의 핵심에 시청각 미디어가 있다"며 "금융분야의 세이프가드 도입을 위해 미디어 주권 4,5가지 요구 중에 2,3가지를 던져주는 시나리오가 작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FTA범국본 시청각공대위 전규찬 공동집행위원장도 "방송개방은 끼워 팔기 카드가 아니라 한미FTA의 결정적 카드"라며 "언론노동자들은 두 눈 부릅떠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언론노조 전국 각 지부 위원장이 단상 위에 올라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전국 각 지부 위원장이 한자리에 올라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KBS노조 박승규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면 불량제품이라고 하고, KTV 국정홍보방송보다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면서 "과연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며 꼬집고 "대통령은 엉터리로 일을 추진하면서 우리를 힘들게 만들지 말고 차라리 가만히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각계의 연대사도 이어졌다. 언론인 출신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참으로 오랜만에 프레스센터 광장 앞에 섰다"며 89년 언론자유화운동 시절을 떠올리며 "전국 언론인 노동자들이 한미FTA 저지를 위해 다시 모였기 때문에, 국가의 재앙을 몰고 올 한미FTA는 반드시 저지된다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알리는 바이다"라고 외쳤다.

같은 당 노회찬 의원은 "한국정부는 한미FTA가 약인지 독인지도 타산도 하지 않고 근거 없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꼬집고 "이제 한국 국회 청문회에 이들을 세워서 따져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도 언론노조의 싸움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쟁선언문을 통해 각 분야별로 협상이 굴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국내 제작 프로그램의 편성커터 축소, 방송채널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 완화, CNN을 비롯한 외국방송의 한국어방송 허용 등이 협정 체결을 위해 고위급 협상에서 미국에 퍼주는 카드로 이용되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미DTA를 탈선시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모래알로 남을 것"이라고 결의했다.

▲집회를 마치고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한 언론노동자들은 '한미FTA반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들은 오후 3시 40분 결의대회를 마치고 언론노조 각 지부의 깃발을 앞세워 '언론노동자 총단결로 한미FTA 저지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도를 이용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소공원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 소공원에서 '대통령에게 드리는 서한'을 낭독하고 한미FTA 저지의 마음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청와대를 향해 날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오후 4시 30분경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언론노조는 '대통령에게 드리는 서한'을 통해 "봄을 봄으로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이 온 나라에 가득했으면 좋겠다"며 "참여정부가 한미DTA만 멈춘다면 가능한 일"이라면서 "만용이 아닌 용기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한미FTA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16일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오종렬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이 12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특히 오 대표 등의 건강은 매우 안좋은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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