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3.24) 평택 팽성읍 대추리에서는 935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촛불이 타오릅니다.

미군기지확장이전에 반대하던 팽성주민대책위 김지태 위원장(당시 대추리 이장)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든지 4년만입니다.

싸움은 길었고 그 과정에서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 주민들 상당수가 이미 고향을 떠났습니다. 남아 있는 이들도 정부와의 이주합의에 따라 이달 말까지 집을 비워줘야 합니다.

지금 대추리 일대에는 수도군단 예하 공병대가 투입 돼, 기지확장공사를 위한 도로개설작업이 한창입니다.

대추리 주민들이 일구던 논과 밭에는 흙과 자갈이 쌓이고 콘크리트 공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땅은 숨을 쉬지 못해 죽어갈 것이고, 흙내 나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던 대추리는 이제 지상에서 사라져 'K-00'이라는 낯선 지명으로 바뀔 것입니다.

주민들의 '이주'는 단지 주민들이 그 땅을 뜨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땅 위에서 이루어졌던 사람들의 삶과 역사의 소멸, 나아가 그 땅의 죽음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대추리 지킴이들이 935일째 촛불행사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 봅니다.

'영원하라! 대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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