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 격변의 파고가 정치권에도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9핵실험' 때만 해도 '전쟁불사'를 운운하던 '냉전수구정당' 한나라당이 13일 소속의원들의 방북을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히더니, 14일에는 강재섭 대표가 취임 인사차 방문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물러섰습니다.

'수구보수', '반북' 일색이던 한나라당의 남북관계에 대한 톤의 변화는 여론의 변화에 의해 추동된 것입니다.

지난 12일자 내일신문은 한길리서치 정례여론조사 결과 "연내 남북정상회담 찬성이 61%"이며 북미.남북관계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경우 37.7%가 지지후보나 정당을 바꿀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33.4%가 지지변경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정상회담은 다음 정권에 넘기라'는 의견이 절대다수이던 1-2개월 전의 결과와는 완전히 다른 놀라운 변화입니다. 

이같은 지각변동의 근저에는 역시 '2.13합의'가 놓여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으라면 현지시각 지난 1일부터 6박7일에 걸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라 하겠습니다.

김 부상에 대한 미국의 국민급 예우부터 시작, 시종 미소를 띄운 채 미국의 서부에서 동부를 가로지르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그 자체로 전세계의 톱뉴스였습니다. 때문에 모두 다 '국제전문가', '정치평론가'이라는 우리 국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쨌든 정권을 노리는 한나라당이니 국민여론에 맞추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정치란 국민들이 원하는 바에 좌우되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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