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 부장관의 취임 후 첫 방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가 대북정책 조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서울 체류 기간 누구와 만나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의 반응은 중립적이다. 당국자들은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지역 3국에 대한 첫 순방 정도라며 추가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13 합의' 등 북핵 문제의 해결을 가속화하기 위해 동북아 관련국의 움직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음을 염두에 두면 이와 연관성이 없을 리가 없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첫 순방지인 일본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논란과 관련,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과거에 농축프로그램을 가졌다는 것을 매우 확신하고 있으며 아직도 이 프로그램이 계속되고 있다는 확신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가 정보기관들을 통해 얻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북한 HEU 프로그램을 둘러싼 혼선을 일축한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2.13 합의' 과정에서 HEU 문제가 여전히 북한의 핵폐기 의지를 가늠하는 변수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순방지인 중국에서도 그는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수석 부부장 등 외교안보라인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문제를 협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 이은 국무부 내 2인자로서 북핵 문제의 주요 책임자임을 과시한 것이다.

그러한 그가 북핵 문제의 '직접적인 핵심 당사국'인 한국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견해를 피력할 지에 외교가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비록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러시아 방문 중인 관계로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장관을 대리하고 있는 조중표 1차관과 만나 '2.13 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위한 한.미간 공조를 강조하는 한편 공조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2월 27~3월 2일 개최된 제 20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결과가 자연스레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쌀.비료의 지원 양 및 시기 등에 관심을 표명하고 대북지원 사안과 '2.13 합의'간 연관성을 놓고 우리측의 설명을 듣게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 예방도 잡혀 있어 국무부 부장관으로서의 취임을 '신고'하고 동시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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