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해들리-힐 美고위관리 연쇄 접촉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북핵문제는 이제 작은 문제에 집착하는 협상(hair-splitting negotiation) 방식보다 대담한 전략(bold strategy)을 취하는게 바람직하다"면서 "북한의 9.19 공동성명 전면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외교적 노력과 함께 정치.경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앞두고 시내 레이건빌딩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미경제연구소(KEI)가 공동 주최한 오찬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 장관은 또 "9.19 공동성명과 2.13 초기단계 조치 합의는 경제 에너지 협력과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폐기를 유도하기 위해선 정치와 안보, 경제를 망라하는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프로세스(절차)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게 핵폐기를 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시, 9.19 공동성명의 전면 이행 유도가 우리의 과제"라면서 정치,경제적 투자를 했을 경우 북핵위협 제거 및 동북아 핵군비 경쟁방지, 비확산 모범사례 확산및 비확산체제 강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기반 마련,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발전 모색 등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폐기 문제와 관련, "이미 지난 9.19 베이징 공동성명에 북한의 어떤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고 한미간에 이런 기본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의 전면적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및 새로운 지역안보 구도 창출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이제는 북핵 문제를 넘어 새로운 역내 안보체제를 지향하는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북한의 안정속 변화, 동북아 전체틀 속에 원만히 편입되는 방식으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간 물샐틈 없는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남북대화는 6자회담 진전을 지원토록 긴밀하게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동맹 문제와 관련해선 "양국이 공유하는 이익은 매우 광범위하지만 시대상황 변화와 양국 안보필요에 맞춰 한미동맹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면서 "혼자 설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미국의 세계전략을 돕는 건강하고 강력한 동맹이 우리의 미래상"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있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해 "한미관계의 미래 지평을 크게 확대할 한미 FTA는 이익의 최대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송 장관은 이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조찬을 한 데 이어 라이스 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측 고위 인사들과 잇달아 면담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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