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명동 일대에서는 돼지 1마리와 염소 4마리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현지시각 1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제7차 한미FTA협상을 저지하기 위해 농민들이 데리고 올라온 가축들입니다.

경찰에 끌려가기 싫어 버티다 널브러진 돼지, 쉼없이 울어대는 염소들의 모습이 십수년 이른바 ‘개방농정’ 치하에서 팍팍해진 우리 농민들의 고달픈 삶을 웅변하는 듯 합니다.

어제 밤샘 상경투쟁을 벌인 농민들, 그리고 학생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오늘도 정부에 한미FTA협상 중단을 줄기차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실익이 없고 우리 농민과 축산농가, 영화인들의 피해는 가시적이고 명백한데다 협상과정마저 졸속적이라는 국민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대로 가면 3월 서울에서 열리는 8차협상 때에는 돼지.염소 몇 마리가 아니라 서울의 모든 거리에 가축들이 뛰어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6월항쟁 이후 20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농민과 가축들이 함께 울부짖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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