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2시 첫 개성방문토론회가 한국토지공사 개성지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윤경로 한성대 총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오늘 날씨 마냥 개성공단이 잘 됐으면 좋겠다.”

6일 오후 2시, 개성공단 내 한국토지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첫 ‘개성공단 방문 토론회’ 인사말에 나선 윤경로 한성대 총장은 이같이 기원했다.

그의 말대로 입춘을 이틀 넘긴 이날 개성공단은 포근했다. 지난해 ‘7.5미사일 발사’와 ‘10.9핵실험’으로 1단계 2차 분양이 중단된 채 추운 겨울을 맞았던 개성공단은 차기 6자회담을 둘러싼 긍정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완연히 봄으로 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남북경협시민연대(상임대표 김규철)가 주최하고 한국토지공사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개성공단 활성화 아이디어’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상생의 남북경협인 개성공단 사업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가’ 제하의 기조발제에 나선 조항원 남북경협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3년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이날 오전 입주업체 등 참관소감을 밝히고, “남측 기업들을 여기에 퍼나르기만 하면 되겠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의 적정한 개발규모’와 관련, 이상준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발규모는 목적에 따라야 한다”면서 “남북 협력모델을 만드는 장소로서 성공적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발규모를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단순히 공장 몇개 짓는다는 제조업 중심의 수요를 넘어 다양한 교류.협력을 포함하는 종합적 사고가 필요”하며, 공급 측면에서도 “인력조달과 주거지 확보, 용수문제 등을 고려해 부담과 비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신경환 교수는 개성공단이 잘 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북한 또는 미국과 협상에서 잘 하도록 국민들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 신경환 경기대 경상대학장은 “업종이 다기하고 입주시기도 짧아 일률적으로 순익분기점을 진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채산성 문제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따질 수 있다”고 일부의 성급한 '실패' 규정을 일축했다.

“개성공단 반드시 성공모델 만들어야”

그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기업기능의 핵심인 생산과 판매에서의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생산측면에서는 “저비용으로 고품질을 생산하고자 할 때 입주기업들이 자체로 인력을 고용할 수 없고 임금직불이 안되어 근로동기를 유발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이며, 판매 측면에서는 “한미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특례 문제가 해결되어 판로가 개척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볼 때 “기업의 존폐와 관련되는 생산.판매 모두 기업 외적 변수가 개성공단을 먹구름처럼 덮고 있는 형국”이며 “국민들이 북한 또는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정부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기관 충남대 교수는 “한미 FTA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가 수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경제논리로 이겨도 미국을 이기기 어려운데 이것은 정치적 논리로 풀어야 하는 것이라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윤 교수는 ‘MADE IN GAESUNG(DPRK 또는 KOREA)' 등을 제시하면서 “개성을 공동브랜드화 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개성공단 제품의 품질을 엄격히 관리하고 개성공단 차원에서 국제무역박람회 등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17년간 대북사업에 종사했다는 김영일 무역협회 전남북교역투자협의회 회장은 “기존 대북사업체에 비하면 개성은 천국이다. 로또복권을 딴 것”이라며 “기존 대북사업자 1천명이 망했다”고 말했다.

이를 받아 반재철 흥사단 공의회 의장은 “개성공단이 실패하면 앞서 대북사업에 나섰다 실패한 1,000여개의 실패보다 큰 타격”이라고 우려하면서 “남북 합의 하에서 최초의 대규모 사업인 탓에 반드시 성공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토론에 나선 윤경로 총장은 경협에서 시민단체의 역할과 관련, 남북 당국에 쓴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동시에 또 정부가 북한 당국에 할 수 없는 말을 과감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김규철 대표의 사회 아래 각계의 지정토론이 2시간 동안 계속됐다. 토론회에는 남북경협시민연대 회원과 기자들을 포함 40여명이 참가했다.

▲ (주)신원 개성공장을 참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 현대아산 북측 여직원 류진미 씨(왼쪽 두번째)는 인상적인 브리핑으로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에 앞서 방문토론회 참가자들은 오전 9시30분 군사분계선을 통과, 한국토지공사 개성지사에 도착 홍보동영상을 시청한 뒤 (주)신원, 성화물산, 태성하타 등 입주업체와 ‘그린닥터스’가 운영하는 남북협력병원, 폐수처리장과 정.배수장 건설현장 등을 참관했다.

현대아산 사무소에 들러 개성공단 건설현황을 청취했으며 개성관에서 오찬을 가지기도 했다. 오후 4시30분경 북측 CIQ(출입경사무소)를 통과해 남측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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