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어제부터 이른바 ‘베를린 회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미는 ‘회기간 회동’이라고 성격을 규정하며, 6자회담 틀내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중국을 배제한 첫 북미 양자간 회기간 회동’이 되는 셈입니다. ‘BDA 실질 해법’을 모색 중이라는 논의 내용도 관심을 끕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한 것은 장소입니다. 뉴욕이나 베이징이 아니라 베를린이기 때문입니다.

베를린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북미간 중요한 정치적 협상이 이뤄졌던 곳입니다. 1995년 제네바 합의 후속으로 경수로 협상이 시작됐고, 96년과 99년에는 미사일 협상, 2000년에는 고위급 회담이 개최된 바 있습니다.

북측이 양자 회동 장소로 이 곳을 선호하는 게 이해가 됩니다. 이에 호응해 지난 5일 한.미가 외교장관 회담에서 “장소에 개의치 말자는 협의를 마쳤다”는 사실은 실질적 협의를 해보겠다는 유연성의 표시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베를린에서는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가 만난다고 합니다. 낭보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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