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과 20일, 2차에 걸친 북.미간 BDA협의가 ‘유익한 환경 속에서’ 열렸고 다음 번에는 ‘내년 1월 뉴욕에서 열릴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지시각 20일 미 국무부 브리핑장에서는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요지는 ‘다음번 BDA협의가 뉴욕에서 열린다면 6자회담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추궁이 가능한 것은 '북한과의 직접대화는 없으며 오로지 6자회담을 통해서만 만나겠다'는 기존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 방침 때문입니다.

실제로 회담에 앞서 미국은 BDA협의가 별도의 대화채널이 아니라 6자회담 틀 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6자회담과 같은 도시에서 같은 시각에 시작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로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며 양자는 ‘분리’된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발표대로라면 다음번 6자회담은 베이징에서, BDA협의는 뉴욕에서 속개될 것입니다.

아마도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서 미국은 양자를 ‘연계’시키는 모양새가 6자회담 진전에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북한도 원래 별도의 대화채널을 원했으므로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각에 회담을 갖는 것에 대해 거부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말뒤집기’ 논란입니다. 매코맥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우선 '북미대화의 원점(origin)은 여전히 6자회담'이라는 것입니다. 또 원래 미국은 'BDA와 6자회담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BDA문제가 중요하다고 해서 6자회담 틀 내에서 협의하자고 했고 일단 그 틀 내에서 대화가 시작된 후에는 양국 대표들이 전권을 가지고 언제 어떻게 할건지 결정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의 궁색한 해명이라기보다 오히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북핵폐기'를 이루겠다는 미국의 의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협상장의 현실은 참으로 변화무쌍합니다. 어제의 강경했던 ‘연계’ 도그마가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게 ‘분리’라는 현실로 바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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