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2.8 일 00:05
홈 > 통일문화 > 문화
<영화평>'디어 평양, 디어 아버지'양영희 감독의 '디어 평양'을 보다
윤숙영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06.11.27  10:59:00
페이스북 트위터

윤숙영 통신원 (tongil@tongilnews.com)


 

▶'디어 평양' 포스터.

디어 평양....
디어 아버지...

'디어 평양'은 평생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부녀가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마음을 열어가는 화해의 드라마이다.

그리고 태어난 조국의 뒤엉킨 역사를 온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하는 성찰의 기록이다.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간부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훌륭히 내조하는 것이 '조국' (이제부터 여기서 말하는 조국은 모두 북한을 뜻함)에 봉사하는 것이라 여기는 활동가 어머니. 성인이 되기도 전에 '조국'인 북한으로 귀국한 오빠들을 둔 양영희 감독의 가정은 그야말로 조국에 '충성'하는 것을 전부로 여긴 총련계의 대표적인 가정이었다.

이런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감독은 학교와 부모님 앞에서는 조국, 충성, 혁명을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모범생이었지만 혼자서는 비틀즈의 노래를 귀에 꽂고 영화보기를 즐기는 일본의 보통소녀로 성장하였다.

어른이 된 후 두 개의 상반된 세계에서 보다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 감독에게는 조국에 관한 일이라면 맹목적인 충성을 보이는 아버지의 세계가 말도 안 되는 고집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아버지는 본인의 생각을 따르지 않는 딸을 자신을 정면으로 부정한다고 여겨 부녀의 갈등은 깊어져 갔다. 감독 나이 이십 대 때에는 서로 대화는커녕 밥도 같이 먹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아버지의 모습을 10여 년간 뒤쫓으면서 고집 세고 교조적이라 여겼던 아버지를 예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나의 아버지로 받아들이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북한에 있는 오빠의 가족을 찍어 부모님께 보여드리고자 했던 시도가 세월이 쌓이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어준 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카메라를 들고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 속에서 아버지는 철도 들지 않은 어린 아들들을 조국으로 보내면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가족보다는 조국을 위한 사업에만 매진하는 열혈 간부의 모습에서 속옷만 입고 뒹굴 거리며 어머니와의 풋풋한 애정을 이야기하는 사춘기 소년 같기도 하고 딸이 주는 세배 돈에 농담 섞인 감사를 보내며 짝을 찾지 않은 딸이 걱정스러운 정 많은 아버지로 변한다.

이러한 아버지에 대한 시선의 변화와 더불어 이념으로 뒤덮인 회색 빛의 답답한 도시이기만 했던 평양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조카들은 오랜만에 조국을 방문한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앞다투어 재롱을 떠느라 정신이 없고, 아들의 피아노 연주에 대견스러운 오빠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며느리는 긴 여행길에 지친 시어머니의 발을 주무르고, 아버지는 자식들이 마련해준 본인의 잔치 의상에 입이 벌어져 어쩔 줄 모른다.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국에 대해서라면 맹목적인 충성을 전부라 여겼던 아버지가 어린 나이에 조국으로 보낸 자식들이 북에서 생활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에 가지 않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오로지 부모로서만의 회한의 감정을 읽을 수 있게도 해준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은 딸에게 불호령만 치던 아버지는 딸이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려면 "국적을 바꾸어도 좋다"는 파격적인 양보를 하며 딸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은 이런 아버지의 딸에 대한 화해의 손길에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에게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것이 행복하고 아버지의 삶이 부럽다는 눈물 어린 고백을 통해 아버지의 삶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진정한 사랑의 고백을 한다.

평생 이해할 수 없고 점점 멀어질 것만 같던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오랜 시간 가까이서 머리가 아닌 마음을 열고 바라보며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 원래의 아름다운 부녀의 관계로 돌아온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부녀의 관계를 통해 이해와 화해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정 있게 보여주고 있다.
나와는 너무나도 다를 것만 같은 사람과 세계도 그 본연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나와 다를 것이 하나 없는 이해 가능한 대상이며 이러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해의 과정을 위한 많은 시도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독에게 아버지와 평양이 갈등에서 애정의 대상으로 변한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카메라로 아버지를 담기 위한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듯이.

" Dear 평양"

감독이 평양과 아버지에게 진정한 이해의 고백을 했듯이 우리 주위 많은 갈등도 애정 어린 시선과 꾸준한 노력으로 이해의 과정을 거치기 진심으로 바라본다.

병석에 계신 양영희 감독의 아버지의 쾌유를 빌며......

윤숙영 통신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