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1일 오전 8시> 힐, "북한 핵실험 않겠다는 분명한 약속 하지 않았다”
- 북미, 중국서 7시간 걸쳐 비밀리에 사실상 양자회담

31일 북미간 전격적인 6자회담 재개 합의가 이뤄진 배경에 대한 소식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합의는 중국의 중재로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7시간에 걸쳐 양자 혹은 중국과 3자회동을 거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당국자의 설명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북.중.미 3자 회동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시점은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의 10월19일 북한 방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은 북측이 요구해온 6자회담 재개 이전에 사실상의 북미 양자 회담의 모양새를 갖춰주고 북한은 미국이 그동안 요구해온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는 모양새를 갖춰줌으로써 전격 회담 재개 합의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중 수석대표의 회동은 상당히 비밀스럽게 진행돼 구체적인 회담 장소마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미 국무부 내에서도 라이스 장관을 제외하고는 회동 사실 자체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극동지역에 가서 해낸 훌륭한 일에 감사한다”고 말해 라이스 장관이 회담 재개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북미간의 회동에서 협의된 내용에 대해서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회동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금융제재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실무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며 “회담에서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다루게 되겠지만 아마도 실무그룹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6자회담을 일단 가동시킨 뒤 대북 금융제재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6자회담 주의제에 추가해 실무그룹(워킹그룹)에서 다룬다는 복안이다. 실무그룹은 통상 6개 참가국들의 차석대표를 단장으로 몇 명의 대표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대북 금융제재 관련 실무그룹은 6개국 모두가 참여하지 않는 별도의 실무그룹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힐 차관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718호 결의는 유효하며 서로 다른 트랙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북한은 그러나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동시에 밝혀 이번 6자회담 재개 결정이 사전에 상호의 요구사항들을 모두 해소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라는 제재의 칼을 든 채로, 북은 핵실험 카드를 쥔 채로 회담장에 마주앉는다는 것이며, 회담의 진척 경과에 따라 언제든지 서로 강경책을 구사할 수 있다는 압박 전술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힐 차관보 기자회견 발언 요지

북한은 이르면 11월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2005년 9월 제4차 6자회담에서 한 핵무기 폐기 약속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을 포함한 우리는 9.19 공동성명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북한은 그러나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미국도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2차 핵실험 유예를 요청하지 않았다. 추가 핵실험은 회담 복귀를 위해 북한이 한 약속과 일치하지 않을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비핵화를 위해 북한의 입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과정을 확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금융제재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실무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718호 결의는 유효하며 서로 다른 트랙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싫어하겠지만 그것을 종결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비핵화다. 북한은 그러한 도발에 분명히 구애받지 않으리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앞으로 열릴) 회담에서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다루게 되겠지만 아마도 실무그룹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 평양 당국은 달러화 위조를 포함해 워싱턴 당국이 말한 '불법행위'를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2신, 31일 오후 9시 50분> 당국자, "대북 금융제재 돌파구 있었을 것"
- 힐 차관보, "북, 6자회담 복귀조건 달지는 않았다"

31일 북미중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함으로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저녘 정부 당국자는 배경설명을 통해 “본격적으로 북.중.미 3자 회동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시점은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의 10월19일 북한 방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회담은 지난해 11월 중단됐던 그 상태에서 재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4차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이 채택된 뒤 열린 11월 5차 6자회담이 끝난 지점에서 다시 회담이 재개된다는 뜻이다. 5차 6자회담(2005.11.9-12) 당시 참가 6개국은 9.19공동성명의 ‘이행계획’을 협의하려 했으나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대북 거래를 금지한 것을 두고 북미간 논란을 빚어 아무런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다음 회담 일정조차 정하지 못하고 3일만에 끝난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조건없이 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북한이 그것을 수락했는지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며 “북한.미국 모두 회담 재개에 대해 각자 입장과 조건이 있었는데 그 문제가 어떻게 해소됐는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해 우리 정부가 합의가 이루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는데 모종의 조건이 있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도 “대북 금융제재 문제에 대한 돌파구(breakthrough)가 있었을 것”이라고만 추측했다. 뭔가 북미간 상호 수용할만한 ‘돌파구’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일단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면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해결해주는 방식, 즉 금융제재 해제를 전제로 한 6자회담 참가가 활발하게 거론된 점을 감안하면 ‘돌파구’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으로 극한상황에 다다른 북미가 서로 한발 양보해 북한은 6자회담 참가를, 미국은 금융제재 해제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며, 형식상 북측이 6자회담에 먼저 참가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용적으로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동시행동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힐 차관보가 이날 3자 회동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조선의 김계관 부상과 31일 오후, 양국간 협의를 했다'"며 6자회담 재개 시기에 대해 "11월, 경우에 따라서 12월에 재개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또한 힐 차관보는 북미중 3개국 비공식 회의에서 대북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6자회담에서 "워킹그룹을 구성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며, "북조선은 6자회담 복귀의 조건을 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1신, 31일 오후 9시> 북미중, '6자회담 빠른 시일내 재개' 합의
- 정부, "6자회담 재개 합의 도출 환영" 논평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31일 베이징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6자회담 참가국이 편리한,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저녘 한국 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금번 미.북.중 3자회동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에 관한 합의가 도출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19공동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북한의 미사일발사와 핵실험으로 첨예한 대립을 보여온 북미간 대결이 우선 일단락 되고 대화의 마당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부는 금번에 합의한 대로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되어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이 합의되고 한반도 비핵화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며 “이와 관련, 정부는 앞으로도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베이징에서는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중국의 우다웨이 외무성 부부장은 이날 오후 3자 회동을 통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발표 '6자회담 조기 재개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성명은 "10월31일 중국 정부의 제안에 따라 중국, 북한, 미국의 6자회담 대표가 참석한 비공식 협의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됐다"고 확인하면서 "3개국은, 6자회담을 다시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도 깊숙한 의견 교환을 했"으며 "6개국이 형편이 좋은 가까운 시기에 6자 회담을 개최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6자회담 재개의 조건 등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한이 '금융제재 해제'를 회담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점을 감안, 3자회동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이 어떤 식으로든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

미.북.중 3자회동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


1. 정부는 금번 미.북.중 3자회동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에 관한 합의가 도출된 것을 환영한다.

2. 정부는 금번에 합의한 대로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되어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이 합의되고 한반도 비핵화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3. 이와 관련, 정부는 앞으로도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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